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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보다
우리에게 더 엄중한 사실은 없습니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무덤 속에서 만나는 절대어둠과 절대고독과 절대고요,
불길 속에서 당하는 완전한 해체,
이 세상 모든 것과의 영원한 결별...
이런 운명에 떨어진 죽은 이의 영혼은
오직 당신을 통해서만 안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해주십시오.
우리는 레퀴엠을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
죽은 자들만이 아니라
지금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 있는 자들에게도
레퀴엠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덤과 불길 속으로
지체 없이 달려가야 할 운명을 미리 알고 있는 자들이
당신의 위로가 없이 어찌 이 지상의 삶을 살아낼 수 있겠습니까.
이 삶에서 소유가 많을수록
이룬 업적이 클수록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받을수록
허무의 늪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오늘의 실존을
당신의 위로가 없이는 버텨낼 수가 없습니다.
레퀴엠, 그것은 죽은 자들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살아있는 자들의 영혼을 위한 노래입니다.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저는 지금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 앞에 혼자 서 있습니다.
전화가 와서 핸드폰을 꺼낸 김에 다비아에 접속했는데
죽음과 연관된 장소에서 죽음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네요!
죽음이란 언제나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가는 길 고속도로도 지금 서있는 높은 장소도
저의 작은 육체를 부술 수 있는 물리력과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존 번연이 쓴 천로역정에 이런 표현이 있죠!
' 천국의 입구 바로 옆에도 지옥의 입구가 존재한다. '
죽음이 우리 옆에 있다면 부활 또한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namu님 댓글 덕분에 의외의 묵상을 하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
1년후에 죽기로 했습니다 -라는 책 제목을 보았습니다.
남은 생이 마치 1년인것처럼 열심히 한번 살아보겠다는 뜻의 제목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죽을 날을 모르기 때문에 천년만년 살 것처럼 계획을 세웁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태어나서 저녁에 눈을 감으면 내일 아침에도 다시 눈을 뜬다는 보장이 없는데...
오늘이 오늘이라는 일(1)생의 시작과 끝입니다.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동행하여 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