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http://어머니 노동 공장 시각장애 

안녕하세요. 부산 새광안 교회 다니고 있는  박준용입니다.

늦은 밤, 새벽이지만, 잠깐 들렀습니다.

 

저는 지금 부산 폴리텍 기술 학교에서 금형과 관련된 전공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압출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서 그 공장일은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다가

친척들의 권유로 기술학교를 다니고 있고, 올해 여름쯤 되어서는 다시 일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요즘은 한달후에 전공 관련 자격증 시험이 있기 때문에 주말에도 학교를 나가서 실기시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실기 시험은 생각보다 난이도 있어서 사실 자신은 없고, 지나고 나서 후회하지 않게 현재 최선을 하려고 합니다.

 

오늘 캐드, 캠 도면 그리고 이해하기 연습을 학교에서 하고 집에 밤 11시쯤에  왔는데,  어머니께서 기운이 많이

없으시고 뭔가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시각 장애 1급이라서 몸이 그렇게 건강하지 못하십니다.  

 

선천적인 장애는 아니고 예전에 백내장, 녹내장 관련 질병이 있으셨는데, 뇌신경 부분에 발병이

\되어 진행속도 빨라서 어떻게 손을 못쓰게 되었습니다. 결혼 전에도 몸에 갑상선 관련 질병때문에

힘들어 하신 걸로 알고있는데, 제가 군에서 상병이 되었을때쯤 실명을 안과 질병이 발병되어 결국 실명 하셨고,

집에서는 제가 걱정을 한다고 해서 알려주지 않아 제대해서 집에 돌아온 날에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속이 너무 상했는데, 병원에서는 지금 미국에서 치료법 개발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만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지나도 치료법은 나오지도 않고, 설마 나왔다 하더라도 그 비용이 어떻게 마련이 되겠는가,

결국 지나고 보니 그냥 위로한다고 하는 쉬운 말이었구나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어머니께서는 예전처럼 건강하게 지내실수는 없으십니다.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나 혼자서 할수 있는

산책같은 것도 시각 장애인이 되어보니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 되었기 때문에 주로 집에서만 지내시는

생활을 하셨고, 그만큼 몸도 둔하고 약해지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다를수 있겠지만, 사람이 시각 장애 같은 급격한 변화를 가지게 되면 몸을 움직이기 힘들지만

가장 힘든 것은 뭘 하고자 하는 의욕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는  거 같습니다. 사실 움직이고 싶고 어딜 다니고 싶어도

결국 뜻하는 대로 원하는 대로 할수가 없습니다. 발 바로 앞에 있는 작은 계단 조차도 넘어져도 골절로 다칠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지팡이를 짚고 다녀도 활동에 제약이 현실적으로 너무 많습니다.

 

또한 사람의 생각과 판단에 많은, 아마도 대부분의 참조가 되어지는 것이 시각으로부터 얻어지는 정보들인데, 독서나

주변 환경을 보면서 가지게 되는 사상, 생각, 감정, 경험등의 여러 부분들이 총체적인 정보의 밑바탕이 되어서 생각과

판단의 바탕이 되어주는데, 그것이 거의 되어질수가 없으니까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회 경험이 많아서 어느정도

활동의 범위가 넓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황이라도 극복해 갈수 있는 여건도 있을수 있으나, 사회 경험보다 평생 주부로

살아오신 어머니의 경우에는 시각 장애의 고통은 여러모로 크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어머니 심정을 이해해드려보겠다고 밥먹을때 가끔씩 눈을 감고 먹어보지만, 그 식사시간

20분 정도의 시간을 깜깜하게 보내는 것도  답답해서 밥먹고 바로 눈을 떠버리고 마는데, 이제 10년 정도

계속 빛을 감지 못하는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께서는 답답함을 넘어 어떤 심정일지 감히 짐작만 합니다.

 

주무시다가  깨어나  눈을 뜨셔도 계속 깜깜한 어둠 .\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거리와 깊이를 파악할수 없는  어둠.

삶의 색깔과 삶의 경관도 가족의 얼굴도 자기의 취미로 하였던 것들도

이제는 그 형상조차도 모두 희미해져 가게 만드는 어둠.

그런 어둠에 계시는 어머니께 있어서

아들이라고 하나  너무나 부족한 나의 모습도  결국 어둠을 닮았구나 생각합니다.

 

공장일 할때는 너무 피곤하다는 핑계로, 사실 일 자체도 힘들고

사람들도 늘 서로에게 버럭버럭 화를 내고 욕하는 곳이고, 후에 사과 한번 없고(결국 내 책임 없고  네가 잘못했다..)

남을 못버티게 해서 스스로 일 관두게 하기도 하고... (중소기업에서 1년동안 이직을 하는 사람들

보니 쉬운 일만 찾는 사람들도 문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노동하는 사람들이 사람다운 삶이나 생각을

하며 살기에는 시간이나 월급의 구조가 별로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 더 문제임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곳이든 잔업이 늘 있으니. 피곤할수 밖에 없지요. 

 

(늘 공장일 힘들다고 이야기 해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노동에 대한 좌절을 느껴봤습니다.

이후에 한겨례 시사 잡지에서도 공장 노동이나 식당 노동을 한 기자들의 리포트 기사를 보니 제가 느꼈던 것이 

많이 틀리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일하는 곳의 상사들을 만나면 열심히 일하라,  꾹 참고 버티면 언젠가 좋게 된다라고

훈계하시는 분들 많으시고, 저는 그 말을 믿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말 안믿기로 했습니다.  그 말 자체는 틀리지 않으나,

 우리나라 사회 여건에서는, 지나고 보니 결국 돈있고 조금 편한 일 할수 있는 위치에 있고, 남들에게 자기 마음대로

의사표현 할수 있는 사람들의 자기 자랑식의 말들이 되어 버릴때가 너무 많아서요.

 

같은 말을 하더라도, 그 사람이 자기 자랑식의 마음으로 말을 하느냐, 아니면 정말 상대를 존중하고 생각해서 말을 하느냐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내일은 어머니 모시고 산책을 가야 겠습니다. 새벽이 넘었으니 오늘이군요.

저의 소견은 늘 집에만 계시니 몸이 너무 약해지신 것 같습니다. 일교차가 큰 3월의 영향도 있고...

여름쯤에 취업 나가면 이제 이렇게도 어머니 모실수도 없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삶은  기쁜 것보다는  슬프고 아픈 것이 더 많은 것 같고,

 함께 나누기보다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셨던 예수님처럼

나도 하나님을, 나도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함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요.

 

어머니는 저에게 있어서, 또한 외할머니도...

또한 할머니와 아버지도...

또한 제 동생도...

 

가족들은 저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신 분들.

 

가족들은 저에게 있어서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서 마련해 두시었던 육체와 영혼의 고향.

 

이제는 그 가족들중 절반이 죽었고,

 

저도 어렸을때 가졌던 마음처럼 자라지 못하고 이리저리 치이는 못난 삶을 살고 있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늘 여기와서 이런저런 한탄 이야기 많이 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이렇게 글을 쓰는 공간이 있으니 한편, 감사합니다.

 


profile

아침햇살

2012.04.01 16:29:48
*.181.1.230

글 잘 읽었습니다.

어머님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다 힘드시겠어요.

가정주부가 건강해야 가족들이 편안할텐데.....

어머님을  생각하는 아들의 따뜻한 효심을 보니

어머님은 마음 흐뭇해 하시겠네요.

일하면서 가족이 다 감당하려고 하면 힘드실텐데

그럴때는 장애인 활동보조를 받으면 좋지 않을까요

약간의 경비가 들 수도  있겠지만요.

어머님이 더 많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잘 이해 할 수가 없죠

장애에 대해서 잘 이해도 못하면서 이러고 있네요.

그래도 준용씨 마음이 따뜻해서 ..... 

 

 

 

 

 

profile

달팽이

2012.04.01 20:56:20
*.154.137.83

박준용님.

한 번 시간나면 지리산에 바람쐐러 오세요.

왠지 마음이 따뜻하고 깊은 공감이 있을 것 같네요..

어머니와 함께 오셔도 되고요..

지리산 산청에 또한 다비안 몇 분이 계십니다.

함께 맛난 것 먹으면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힘을 얻는 계기가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진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감동으로 느껴집니다.

힘내세요...

4월,  죽음을 넘어 부활의 생명과 기쁨이 온 우주에 밝게 빛난

환희의 날,  주님의 도우심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profile

웃음

2012.04.02 08:29:48
*.220.45.170

저도 님의 어머님처럼 시력을 잃으신분들을 두분을 뵌적이 있습니다.

그중 한친구는 젊은 친구였습니다.

시야가 좁아져서 병원에 갔더니, 진단이 그렇게 나왔고, 곧 실명한다는 진단을 받은 그는

많은 고통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받아들이고, 그리고 점자를 배우고, 안마를 배우고..

자기 살길을 찾아서 가더군요.

하지만 아무도 모릅니다. 젊어서 사업성공해서 건강하고 튼튼한 이가, 교통사고로 그 친구보다 더 빨리 갈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저같으면 어머니와 산책하면서 느끼는 행복이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것 같습니다.

좋은글 읽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5558 총선을 앞두고(2) [3] 정용섭 Apr 07, 2012 1331
5557 총선 앞두고(1) [3] 정용섭 Apr 06, 2012 1260
5556 비유의 위력, 크로산(2012) 흰구름 Apr 05, 2012 1896
5555 (부고) 김도희 어린이가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45] 신완식 Apr 04, 2012 3157
5554 긴급 기도 요청-김도희 어린이를 위하여... [3] 신완식 Apr 03, 2012 1690
5553 정용섭목사님과 독서... [2] 웃음 Apr 02, 2012 1399
» 어머니,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3] park20130627 Apr 01, 2012 1374
5551 before, after file [9] 정용섭 Mar 31, 2012 2345
5550 미국에서 다비아님들께 인사드립니다. [5] 요엘 Mar 31, 2012 1399
5549 우리에게 사랑할 능력이 있을까?- 영화 <가을 소나타... [5] 웃겨 Mar 31, 2012 2806
5548 레이디가가 공연 저지를 위한 문자를 돌리고 있군요. [3] 육바금지 Mar 30, 2012 1760
5547 허병섭 목사님이 별세하셨네요. [3] 콰미 Mar 29, 2012 1245
5546 개척을 위해 교회당을 짓고 있습니다! file [7] 이신일 Mar 29, 2012 2325
5545 천안함 사고 2주년! [3] 정용섭 Mar 28, 2012 1286
5544 읽어 볼 만한 기사.... [1] 달팽이 Mar 27, 2012 1175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