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는 매일 아침 사과를 깎습니다.

그 행위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저는 사과를 깎으면서 종종

지병으로 오랫동안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다가

겨우 손발을 움직이게 된 사람의 심정으로 돌아갑니다.

사과나 칼을 손에서 떨어뜨릴 수도 있고,

조심스럽게 깎느라 삼십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실수 없이 단 일분 만에 완벽하게 깎습니다.

칼과 사과의 각도를 정확하게 맞추고

필요 적절한 힘을 칼에 주면서

껍질과 살 사이에 칼을 밀어 넣습니다.

여기에 많은 것들이 작용합니다.

사과, 칼, 손, 눈, 힘, 감각 ...

저의 몸 전체가 여기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감각만이 아니라

제 내면에 있는 판단력과 상상력도 함께 가야 합니다.

사과모양, 껍질과 속살의 색깔,

그리고 사과즙과 향을 음미하고

흠집을 처리하는 방식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일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도 못하고,

최고 성능의 로버트도 못하는 인간만의 종합 예술입니다.

오늘도 사과를 깎을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올립니다.

예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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