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0일

멍한 느낌이 드는 순간

 

     주님, 저는 가끔 멍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제가 없어도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엄연한 사실이 저의 의식 세계 안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순간에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백 년 전에 저는 세상에 없었고, 앞으로 짧은 세월이 흐르면 저는 세상에 없을 겁니다. 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 억 년 전에 지금과 같은 인류는 지구에 없었고, 앞으로 일 억 년 후에 인류가 존속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도대체 인간으로 산다는 것, 특히 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산다는 것이 이런 전체 역사에서 무슨 의미와 무슨 확실성이 있습니까? 이런 질문이 저의 궁극적인 실존으로 다가올 때 저는 멍한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지금 저의 삶이 아무리 강렬해도 그것은 한 순간의 불꽃과 같습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도 그것은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사랑을 받아도 결국은 벌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과 같습니다.

     주님, 존재와 비존재를 뛰어넘는 능력으로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그래서 세계의 비밀이라 불릴 수밖에 없는 당신과의 일치에서만 참된 생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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