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우리에게 평화를 허락해주십시오. 이렇게 오랜 세월 평화를 갈구하고 그 실현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평화는 요원합니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겁니까? 우리가 실제로 평화를 원하기는 원하는 겁니까? 평화보다는 전쟁과 분쟁과 갈등과 경쟁을 원하는 건 아닙니까?

     주님,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라는 에베소서 기자의 진술을 믿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육체로 유대인과 이방인의 중간에 막힌 담을 허무셨습니다. 그에 의해서 이제 율법은 해체되었습니다. 지난날 원수 되었던 사람이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어 평화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진리로 믿습니다.

     그런데 주님,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평화라는 고백이 오늘날 공허한 울림이 되고 말았습니다. 복음이 들어간 곳에서도 평화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복음 공동체라고 자처하는 교회끼리도 평화를 누리지 못합니다. 우리를 불쌍해 여겨주십시오.

     주님, 아비규환과 같은 세상에서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평화의 왕이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그 믿음대로 살겠습니다. 그 신비를 전하겠습니다. 진정한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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