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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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눈팅만 하다가 이번에 교회보에 기고한 원고를 다비안들과 나눠봅니다.
피로사회, 게으를 권리, 그리고 교회
우리는 너무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침 출근길과 늦은 퇴근길, 지하철과 버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삶의 짙은 피곤이 묻어난다. 모두들 일그러진 얼굴들로 모자란 잠을 청한다. 일터로 향하는 활기보다는 전쟁터에서 돌아오는 병사의 피로가 느껴진다.
한국인들은 많이 일한다. 한국인들의 연간노동시간은 2,193시간(2010)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길다. 같은 해, OECD 국가들의 평균 연간노동시간이 1,749시간이라고 하니 한국인들은 연간 444시간 더 일하는 셈이다. 그것도 실제보다는 더 적게 계산된 것으로 공식노동시간에 들어있진 않지만 직장인들이 회사에 제공하는 비공식노동, 서비스잔업 등을 포함하면 실노동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여기에 원만한 직장생활을 위해 반강제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수많은 회식, 모임 등이 추가되면 그야말로 노동시간은 포화상태가 된다.
노동시간만 긴 것이 아니다. 경쟁이 격화되고 성과주의적 관리가 강화되면서 모두들 성과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남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생존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더 빨리 달려가야 한다는 강박이 개인과 사회 전체를 지배한다. 삶은 점점 강팍해 지고 스트레스는 증대한다. 과도한 노동과 경쟁에 지친 사람들은 짧은 시간을 쪼개 명상을 하고 힐링캠프를 찾지만, 그것도 그때뿐 지속적이고 진정한 안식을 얻진 못한다.
‘지나치게 노동하는 사회’에서 삶의 성찰과 여유를 찾기는 어렵다. ‘피로사회’에서 진정한 삶의 활기와 행복감을 발견하긴 힘들다. 폴 라파르그의 말처럼, 우리에겐 ‘게으를 권리’가 필요할지 모른다. 얼핏 황당한 것처럼 들리는 게으를 권리,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가 현대인에겐 더욱 필요할 수 있다. 게으를 때, 우리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묻게 되고, 이웃의 소중함을 느끼며 되며, 무심코 지나쳤던 풀 한포기가 새롭게 다가온다.
노동에 지친 이들에게 한국교회는 어떤 존재일까? 혹 사명감과 책임감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더 열심히 살라”고 강권하는 성공컨설턴트와 같은 모습이 교회에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지친 영혼에 잠시의 안식과 위로만을 제공하는 힐링캠프와 같은 곳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태 11: 28~30)고 말씀하신 주님의 안식과 평화가 교회에서 올곧게 선포되고는 있는가?
오늘날 한국교회에서는 많은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교회도 사회 못지않게 바쁘다. 물론 그 대부분은 교인과 이웃을 위한 것들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때로는 그 많은 것들이 오히려 교인들의 안식과 영적 성장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지는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교회에도 침묵과 여백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굳이 모든 것을 채색하려고 들기보다는 여기저기 빈 공간을 남겨둠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를 성찰하며 영성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어쩌면 피로사회에 살고 있는 게으른 자가 부지런한 한국교회에 던지는 넋두리인지도 모르겠다.
속칭 노가다라 불리는 건설공사 현장에서도 8시간 노동을 고수 하고 있는데
교회는 쉼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목사들은 교회가 부흥하려면 신자들을 뺑뺑이 돌려야 한다고 하죠.
제가 사는 시내에 있는 어떤 교회는 학원같아요.
제가 기억하는 것만도 붓글씨, 꽃꽂이 강습, 컴퓨터, 수지침, 영어강습, 테니스, 플룻...
이웃교회에 다니시는 분에게 "교회 일 좀 줄이시고 쉼을 통해 주님의 은총을 누려 보십시오." 했더니
"목사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떻해요? 죽으면 영원히 쉬는데요, 교회 부흥을 위해서 죽도록 충성해야지요"
소통이 안되는 분 같아서 조용히 있었는데
목회는 이렇게 해야한다 하며 한수 가르쳐 주시더군요.
성공회 교회를 옮기고 나서는 많은 여백과 안식을 가지게 합니다.
물론 성공회 교회라 다 그런것은 아닌 것 같고
일단 예배 하나에 집중하여 드릴 수 있는 기쁨,
그리고 주일의 안식과 평화, 교제를 느끼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신앙의 성숙만이
피로에 지친 이 사회에서
교회에서 좌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배처럼 지혜롭고 비둘기 처럼 순결한 삶의 자세로 살아가지 않나 생각해 보니다.
요즘 계속 12시간 근무의 현장에 있지만
마음만은 늘 자유롭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힘을 얻습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는 군요....
오늘도 무더운 하루가 지나갑니다...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의 의미를 한국사회와 교회를 연결시켜 풀어내셨군요.
'게으를 권리', '무가치 한 것', '깊은 심심함'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볼 때가 온것 같습니다.
'노동시간의 포화'와 같은 벌거벗은 생명에 대한 반응으로의 '과잉활동', '노동과 생산의 히스테리'는 '존재의 결핍'과 불안과 초조, 피로를 생산해 냅니다.
피로사회, 성과사회는 부정성의 결핍과 함께 과도한 긍정이 지배하는 세계의 특징적 징후라는 말의 의미가 왜 후기근대사회가 긍정성에 대한 과도한 긍정을 이야기 하는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더운 여름입니다.
충분한 게으름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이 게으름 속에 함께하는 사색이 있다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물론 더위가 그것을 쉬이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뭐 사색도 좀 게으르게 해보지요. ^^
닉네임을 보고 우선 노래부터 감상했어요
참 좋은이름을 지으셨네요
가슴이 두근거려요 조금씩 흥얼거려지구요
그래요... 너무 쉬임없이 일하는 우리들이지요
어제새벽 찬송은 "무거운짐을 나홀로 지고 견디다못해 쓰러질때..."
얼마나 미련한가요 약속의말씀을 믿는자들인데 그지경까지 가거든요
반갑습니다~
주님의안식안에 들어가셔서 평화를 누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