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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늘 저녁 저는 아내와 함께 하양의 재래시장 안에 있는 밥집에 가서 돼지국밥을 먹었습니다. 따로국밥은 5천원, 그냥 돼지국밥은 4천원인데, 그냥 돼지국밥으로 먹었습니다. 따로 국밥은 국과 밥이 따로 나오고 그냥 돼지국밥은 국과 밥이 하나로 나옵니다. 잘 아시겠지만.
주인아주머니와 일을 도와주는 아주머니 둘이서 국밥을 팔고 있었습니다. 오랜 된 듯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었습니다. 낡은 탁자와 의자, 파리 떼, 겉으로 노출된 전기차단기, 온돌로 된 구석방 ... 맛은 그만이었습니다. 뿌연 국물에 파, 고추, 돼지수육, 새우젓, 그리고 밥이 적당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반찬으로는 동그랗게 생긴 어묵무침과 깍두기와 마늘과 쌈장, 그리고 이름 모를 야채무침이었습니다.
주님, 오늘 저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그 식탁에 오른 먹을거리로 포식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먹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천수를 다 하지 못한 돼지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 세상은 왜 이렇게 서로 먹고 먹히는 방식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언젠가 하나님 나라가 온전히 임할 때 우리는 먹고 마시는 모든 행위로부터도 자유로울 줄 믿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위한 기도를 가르쳐주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기도를 통해서 군침이 돌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따로국밥은 한 번도 안 먹어 봤으니, 제게도 먹어 볼 기회를 주시기를
곁들여서 기도합니다. 그리고.....
국밥을 먹을 때 천수를 다 하지 못한 돼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하시되
저도 누군가를 위해서 제 자신을 내놓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