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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은 민주적인가

Views 1537 Votes 0 2012.09.08 11: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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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에 있는 교장제도는 하나의 아이러니다.
그것은 제도교육의 보완적 역할로서 자리 잡은 대안학교의 한계지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민주주의의 모든 담론을 가지고 가는 학교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는 비민주성의 한계가 좀 더 공공연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특히 교장의 존속은 권력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으면서 수많은 대안학교가 권력적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비민주성에 대한 지적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안학교의 비민주성을 사유하는데 있어 보다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
여기서 비민주성이란 주권의 중심으로 사고되는 교장이란 ‘권력자’나 ‘권력자의 지휘’로부터 발휘되는 권력에 의해 형성되어진 권한을 행사하며 발생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이것만을 ...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에서 그러하다.

이 문제는 푸코가 말한 ‘미세권력’이란 것을 빌려 사유할 때 보다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코는 “이런 지배자의 권한은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맺는 관계 때문에 발생한다.”라고 말한다.
병원의 경우 환자가 스스로 의사의 말을 ‘진리’라고 여기고 따르기 때문에 의사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병에는 원인이 존재하고 자격과 도구를 갖춘 이가 이런 병의 원인을 찾아내고 고칠 수 있다고 유도하는 앎이나 기술이 이런 권력현상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합리성으로 위장되며 이런 합리성 위에서 모든 권력이 작동되는 것이다.
피지배자와 지배자의 사유와 행동향식까지 규정하는 특정한 합리성이나 기술이 바로 ‘미시권력’이다.
거대한 국가장치 같은 것들은 스스로가 권력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아리라 이런 미시적인 것들의 결과물일 뿐이다.

학교의 비민주적 운영도 이런 미시적 관계에 기초한다.
교장에게 어떤 권한이 있다는 사고, 교육에 대한 많은 앎이나 기술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같은 것들이 만들어놓은 미시적 관계들에 의해 교장의 지위나 자리가 유지되는 것이다.
제도적 교육에서 당연시 하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침묵하거나 묵인하는 것, 대안학교를 지켜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비판을 두려워하는 것, 학교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를 학교에 분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이런 상황을 가능하게 하고 지속시킨다.
이와 같이 교장과 평교사, 학부모, 학생들과의 매우 복잡하고 세밀한 관계들이 학교의 비민주성을 결정 지운다.

교장이란 자리를 없앰으로 인하여 민주주의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고민과 투쟁 속에서 교장이란 지위가 가능하지 않게 되는 것이 민주주의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능길학교(가칭)에서 운영하고자 하는 대표교사 제도는 이런 의미를 지닌다.
능길학교(가칭)에서의 민주주의란 스스로가 예견할 수 없는 타자의 도래,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의 출현,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사태의 도래라는 종언적 사건을 통해 ‘과정자체’로서 매번 새롭게 자신을 정의하는 것으로 자리 잡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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