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初秋

Views 1719 Votes 0 2012.09.27 23: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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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秋

                                 고은

 

아우여 서쪽으로 울을 치지 마라.

내가 가야 할 곳은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쪽이다.

돌아온 아우여

살아가면서 아는 얼굴이

몇 잔의 술로 취하여

가을이 오면 가을뿐인 것 같다.

내가 가야 할 곳은 서쪽

나뭇가지 사이로 서쪽이 멀어서

가을 저녁을 기다린다.

가을이 저물 무렵은

이 세상의 나도

이 세상의 아름다움도 저문다.

아우여 네가 돌아와

쓰러지도록 울을 치고

다시 살아가려는 아우여,

이제 이 세상을

너에게 맡기고

오늘처럼 떠나려고

저문 서쪽으로 길을 찾는다.

 

(오늘 장애인과 함께 하는 Perhaps Love Concert를 관람하고

밤 10시가 지나 대구 성당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안심역까지 와서

안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하양으로 돌아왔습니다.

대략 한 시간 여를 지하철과 버스를 탔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좋은 음악을 듣고 별로 사람이 많지 않은 지하철과 버스를 탔으니 말입니다.

오는 중에 고은 시선 <부활>을 읽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왜 행복했냐고는 묻지 마세요.

그중에 초가을이라는 뜻의 初秋라는 제목의 시를 오늘밤 여러분께 선물로 드립니다.

그가 말하는 '저문 서쪽'은 무얼 가리키는 걸까요...)


profile

윤만호

2012.09.28 00:28:40
*.64.180.143

서쪽, 피안, 하늘나라인가요?

profile

정용섭

2012.09.28 23:41:37
*.185.31.7

윤만호 님,

해가 동에서 떠서 서로 지는 것처럼

우리도 나이를 먹으면서 그렇게 서쪽으로 넘어가겠군요.

살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결국 죽는다는 이 부조리를 우리가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요.

profile

바이올렛

2012.09.28 11:01:14
*.121.199.198

목사님!

初秋 를 읽으면서 무언가 들킨것처럼...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언젠부턴가 내마음에 자리잡고 떠나지않는...

'저물어가는 서쪽' ...

그 시간을..

더욱 집중하며 살고싶습니다.

 

profile

정용섭

2012.09.28 23:43:35
*.185.31.7

바이올렛 님,

저문 서쪽 하늘에 집중하는 사람만이

현재의 삶을 농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겠지요.

그렇게 살고 계시지요?

 

profile

바이올렛

2012.09.29 10:40:21
*.121.199.198

하!하!목사님!

이시가 지금 제삶에대하여

그런 질문을 하는 것 같아...

그래서 가슴이 서늘해진다고 했습니다.

목사님 질문에 또 다시 써늘해지는데요.

다만...'저문서쪽하늘'의 의미를...

매순간 기억하고싶습 니다..

...써늘한 가슴...

다시 한번더 검증받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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