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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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秋
고은
아우여 서쪽으로 울을 치지 마라.
내가 가야 할 곳은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쪽이다.
돌아온 아우여
살아가면서 아는 얼굴이
몇 잔의 술로 취하여
가을이 오면 가을뿐인 것 같다.
내가 가야 할 곳은 서쪽
나뭇가지 사이로 서쪽이 멀어서
가을 저녁을 기다린다.
가을이 저물 무렵은
이 세상의 나도
이 세상의 아름다움도 저문다.
아우여 네가 돌아와
쓰러지도록 울을 치고
다시 살아가려는 아우여,
이제 이 세상을
너에게 맡기고
오늘처럼 떠나려고
저문 서쪽으로 길을 찾는다.
(오늘 장애인과 함께 하는 Perhaps Love Concert를 관람하고
밤 10시가 지나 대구 성당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안심역까지 와서
안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하양으로 돌아왔습니다.
대략 한 시간 여를 지하철과 버스를 탔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좋은 음악을 듣고 별로 사람이 많지 않은 지하철과 버스를 탔으니 말입니다.
오는 중에 고은 시선 <부활>을 읽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왜 행복했냐고는 묻지 마세요.
그중에 초가을이라는 뜻의 初秋라는 제목의 시를 오늘밤 여러분께 선물로 드립니다.
그가 말하는 '저문 서쪽'은 무얼 가리키는 걸까요...)
서쪽, 피안, 하늘나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