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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늘 저는 밤하늘을 보았습니다. 푸른빛은 사라지고 대신 붉은빛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푸른빛에 가려졌던 별들이 붉은빛 사이로 보석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손이 잡힐 듯한 저 별들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는 상상하기조차 힘듭니다. 가장 가까운 별이 2-3광년 거리라니. 그런 별들이 우주 끝까지 골고루 펼쳐져 있다니. 내 눈에 빛이 들어온 그 별이 지금 이 순간에는 사라졌을지 모른다니. 이런 사태를 제가 어떻게 받아들어야 합니까. 모르는 건 그냥 모르는 것으로 내버려두겠습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주님, 낮하늘만이 아니라 밤하늘을 허락하신 걸 감사드립니다. 눈이 부시지 않아서 좋습니다. 밤하늘을 대하니 빛이 사물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감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겠습니다. 태양빛이 없으니 저렇게 하늘의 깊이가 드러나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주님, 저는 이제 밤을 제 삶의 현실로 깊이 받아들이겠습니다. 어둠과 잠과 침묵을 생명의 또 다른 현실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밤을 통해서 오히려 생명의 역동성을 얻는 세계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오늘의 제 경험과 똑같이 밤하늘을 보고 놀라셨을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