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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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의 시선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에 나오는
'초가을'이라는 시를 오늘 다시 읽었습니다.
다비안들과 다시 나누고 싶어서 여기 올립니다.
그녀는 안다
이 서러운
가을
무엇하러
또 오는 것인가 ... .
기다리고 있었다
네모진 궤상(机上) 앞
초가을 금풍(金風)이
살며시
선보일 때,
그녀의 등허리선
풀 멕인
광목 날
앉아 있었다
아, 어느새
이 가을은
그녀의 마음 안
들여다보았는가.
덜 여문 사람은
익어가는 때,
익은 사람은
서러워하는 때.
그녀는 안다.
이 빛나는
가을
무엇하러
반도의 지붕밑, 또
오는 것인가 ....
(사상계, 1965년 10월호)
사상계를 아시지요? 장준하 선생이 꾸려가던 잡지입니다.
정말 가을에는 시를 읽어야 하나 봅니다..
처음에 가볍게, 두 번째는 찬찬히, 세 번째는 소리내서 읽었습니다.
엊그제 섬에 다녀오면서 느꼈던 가을이 다시 살아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