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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의 진실과 9인의 퇴진

Views 1513 Votes 0 2012.10.22 22: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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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문재인 후보 진영의 NLL공방이 한참이다.

이 문제는 회담당시의 사실을 둘러싼 진실의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진실은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을 적은 녹취록의 존재와 공개여부로 집중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NLL사건이 의미하는 진실이 과연 녹취록의 존재여부에 있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봐야만 한다.

이 말은 이문제가 담고 있는 의미가 사실의 둘러싼 진실의 공방에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즉 남북회담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아닌지가 이 문제를 이해하는데 중심적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이 문제가 숨기고 있는 보다 큰 잉여적 의미들을 보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민주당이나 문재인 후보 쪽이 이것을 스스로가 나서 사실여부를 둘러 싼 진실공방으로 몰고 가고 있음은 이 속에 숨어있는 의미들을 읽어내는데 실패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많은 부분의 경우에서 사건의 잉여적 문제들에 집중해야 하고 때로는 그런 잉여성이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잉여적 의미란 논란을 통해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명확히 관계 지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무력, 배신의 기억에 대한 대중의 트라우마와 문재인 후보가 연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건의 논쟁은 진실여부를 떠나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 어떤 대응을 하던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녹취록은 이미 실패와 무능의 기억을 통해 대중들의 무의식속에 작성되어져 있던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미 공개되어진 것이다.

그러기에 녹취록은 문서보관소의 깊은 곳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어지는 것이고 그것은 그런 방식으로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선거의 필패를 이야기 하던 친노의 프레임은 민주당이나 문재인 후보가 원했건 원했지 않건 유령처럼 이렇게 목 줄기를 물면서 다가왔다.

아마도 이 문제가 진실의 문제이기만 했다면 그것이 가지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정적 이미지와 민주당 후보를 연결하기에 충분히 강력한 이슈를 새누리당에서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상황은 이전의 상황처럼 곧바로 박근혜 쪽의 이익으로 전환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란 후보가 있기 때문이다.

선택의 여지가 생겨버린 것이다.

 

 

오늘 문재인 후보 진영의 소위 친노 인사로 불리 우는 9인이 선대위에서 사퇴를 했다.

하지만 몇 명 친노 인사들이 퇴진을 통하여 이런 프레임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썩 현명한 생각이 아닌 듯하다.

노무현 정부를 통하여 민주주의가 멈춘 지점이 어디였는지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문재인 후보 본인과 그를 지지하는 많은 이들, 그리고 민주당은 민주주의가 어떤 체제가 실패한 곳, 그 정부가 무능을 드러낸 곳에서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는다면 그들은 영원이 그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노무현 정부가 그렇게 되었던 곳에서 민주주의를 새롭게 출발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병선

2012.10.23 17:40:07
*.80.146.30

떡진머리님,

사태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혜안이 놀랍습니다.

잉여의 의미를 읽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일진데,

대부분의 당사자들조차 진실게임에만 골몰하고 있는 걸 보는데...

잉여의 의미가 겉으로 드러난 진실보다 훨씬 더 큰 파괴력과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

인간의 교묘함이며 복잡함이고, 

삶의 교태이기도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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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진머리

2012.10.23 21:32:41
*.237.98.114

사실 이렇게 보는 것이 어려운 방법이 아닌데 우리들은 언어에 현혹되거나 무의식에 잠재된 것을 들여다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언어가 보여주는 수많은 표상체계와 무의식은 진실문턱을 막아서 있습니다.

사물과 사건에는 매우 다양한 것들이 관계하고 있는데 언어가 보여주는 이원적 대립만을 사고하게 됩니다.

말해지는 것 외의 잉여적 의미가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해 봐야 하고, 말해지는 것들이 어떤 무의식의 반영일 수 있음도 생각해 봐야만 합니다.

즉 말하고 싶은 것은 무의식 속에 숨어버리고 겉으로는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청소년이 왜 금연을 해야하는 지를 물으면 청소년의 누뇌발달이나 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길을 가다가 으쓱한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딩이나 고딩을 보게 되면서 웬지 속에서 치밀어 오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담배를 통해서 사회적 서열에 도전하고 있는 "피도 안마른 넘"들을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은 사회적 질서와 서열에 대한 무의식이 우리들 속에 잠재해 있기 때문입니다.

ㅎㅎㅎ 저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항상 그것이 다 인지를 묻는다면 아마도 조금은 쉽게 이런 방식으로 사유하는 것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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