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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 끓는 소리

Views 1483 Votes 0 2012.10.25 1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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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 끓는 소리

 

                                                                    문성해

 

 

방에 누워 부엌에서 미역국 끓는 소리를 듣는다

 

비릿한 미역줄기들이 커튼처럼

우리집 창틀에 매달리는 걸 본다 그 속에

미역줄기 같은 머리를 감고 죽은 앵두집 아이도 보인다

그 아이의 심하게 접힌 다리가 이상하게도 펴져 있었다

저수지에 빠져 죽은 그 아이

그곳에선 앉은뱅이 다리가 쉽게 풀리더라고

부러진 의자들도 수초처럼 물결에 흔들리며 서 있다고

그곳에선 모든 것이 펄펄 끓는 춤이더라고

 

방 안에서 듣는 미역국 끓는 소리는

다급하게 누군가 우리집 지붕을 열려고 들썩거리는 소리 같다

장롱 속 이불들이 들썩거리고

옷장 속 개어진 옷들이 천천히 일어서고

저수지 아래 가라앉은 내 노래가

서서히 비등점을 향해 끓어오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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