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비오는 날

Views 1151 Votes 0 2012.10.27 17:43:13
관련링크 :  

비오는 날

 

                                                신경림

 

물 묻은 손바닥에

지난 십년 고된 우리의 삶이 맺혀

쓰리다

 

이 하루나마

마음놓고 통곡하리라

아내의 죽음 위에 돋은

잔디에 꿇어앉다

 

왜 헛됨이 있겠느냐

밤마다 당신은 내게 와서 말했으나

지쳤구나 나는

부끄러워 우산 뒤에 몸을 숨기고

 

비틀대는 걸음

겁먹은 목청이 부끄러워

우산 뒤에 몸을 숨기고

 

소매끝에 밴 땟자국을 본다

내 둘레에 엉킨

생활의 끄나불을 본다

 

삶은 고달프고

올바른 삶은 더욱 힘겨운데

 

힘을 내라 힘을 내라고

오히려 당신이 내게 외쳐대는

이곳 국망산 그 한골짜기 서러운 무덤에

종일 구질구질 비가 오는 날

 

이 하루나마 지쳐 스러지려는 몸을 세워

마음놓고 통곡하리라

 

(1977년, 女苑)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5738 윤리와 자유 [8] 정용섭 Nov 09, 2012 1979
5737 방문객 [5] 달팽이 Nov 06, 2012 2069
5736 한기연 창립 24주년 기념 도서 할인(30-50%) 판매 [3] 흰구름 Nov 05, 2012 2048
5735 목사님의 물음에 대한 답변 1. (민주주의와 독재) [17] 떡진머리 Nov 04, 2012 3586
5734 아직 늦지 않았어요~~!! file [9] 웃겨 Nov 02, 2012 2607
5733 안녕하세요 ㅎㅎ [2] 광토 Nov 01, 2012 1765
5732 강단보 file [6] 이신일 Oct 31, 2012 7153
5731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2] 정용섭 Oct 31, 2012 1704
5730 오토바이 면허를 땄습니다. [9] 바우로 Oct 30, 2012 1626
5729 기독교 팟캐스트 방송, 우회도로와 함께하는 수다 한... file [6] 김태완 Oct 29, 2012 2344
5728 한 번은 봐야 할 동영상 이신일 Oct 29, 2012 1150
5727 고 김주영 씨 [2] 정용섭 Oct 27, 2012 1796
» 비오는 날 정용섭 Oct 27, 2012 1151
5725 안녕하세요 file [14] 김동현 Oct 26, 2012 1815
5724 미역국 끓는 소리 정용섭 Oct 25, 2012 1483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