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Views 2260 Votes 0 2013.02.17 23: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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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 빗소리가 들린다.

분주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에게 비가 온다는 것은 일상의 템포를 조금 느리게 해주는 것 같다.

내 주위의 대부분 사람들은 비오는 날을 귀찮게 여긴다.

비가 와서 여러므로 불편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라..

 

나는 일부러 비가 오면 비를 많이 맞는다.

비가 오면 비를 맞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일부러 안 맞으려고 발부둥치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인다.

눈이오면 소리가 없지만, 비는 소리를 낸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비가 온다를 "비꽃이 핀다"라고 했다.

참 아름다운 말이다. 비가 땅에 부딪칠대 꽃처럼 퍼지는 모양을 보고 그렇게 불런 모양이다.

 

어쩜 이 광활한 우주에서 비가 오는 곳은 이 지구밖에 없으리라.

비(물)는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생명이라 말 할 수 있다.

물이 없으면 모든 인류가 살아나지 못하듯이 비는 온 지구에 생명을 가져다 주는 정말 고마운 선물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흐린 하늘과,

빗소리를 들으며, 또한 비를 맞고 있는 나무들의 겸허함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온 몸으로 하염없이 하늘의 비를 맞는 저 거룩한 모습...

촐랑대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

 

10년간 다닌 회사를 퇴사했다.

40대 초반에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무모하게 보일질 몰라도

나에게는 또다른 출발을 위한 하나의 머뭄에 불과하다.

우리의 삶이 무언가를 정해놓고 계획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듯이 이젠 새로운 변화와 여건 속에서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어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어쩜 이것이 당연한 것이리라.. 

스티븐 잡스가 스텐포도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아주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남의 인생을 흉내 내다고 인생을 소비하지 말고, 자기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참으로 의미 있는 말이라

생각됩니다. 각자의 삶과 환경에서 자신이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삶.. 결국 이것이 고도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오늘 우리가 싸워야 할 삶인 것 같습니다.

 

시골에 살다 보니 여기 저기서 귀촌이나 귀농하시는 분들이 시골에 많이 들어옵니다.

조금만 삶에 대한 욕망을 내려 놓는다면 먹고 사는데는 별로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소유가 아닌 삶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인식만 있다면 시골에서 삶이 도시의 부유한 삶보다 훨씬 행복해 질 것입니다.

아이들과 같이 채소도 기르고,  가축도 길러 보고

대화가 단절된 가족들이 한 자리에 앉아 서로 삶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면서 시골의 공동체가 조금씩 농업을 통해 기초산업이 조금씩 활성화 된다면 지역의 공동체로서 도시의 소비자와 서로

좋은 만남과 연대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밤이 깊어 갑니다.

매일 출근하는 일에 길들려 있다고 내일 아침 밥을 먹고 뭐 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내일까지 비가 온다고 하니 빗소리나 실컷 들어야 겠습니다.

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행복이지 않겠습니다....

 

내가 늘 마음속에 깊이 새겨 놓고 있는 짧은 시가 떠오릅니다.

" 살아있는 것들을 보라

놓지 말라

사랑하라..."

 

2013년 2월17일...봄을 알리는 비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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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옹달샘  -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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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늑대 

2013.02.18 01:17:42
*.18.118.229

달팽이님의 새출발을 축하드리며 ...

새출발을 하신 결단과
그 결단을 이끌어낸 삶의 바램을 인지하신 것이 부럽습니다. ^^

EGO 와 REAL SELF 라고 하나요?

내가 진짜 원하는 것 - ego
[ 사고, 감정, 의지 등의 여러 작용의 주관자로서 이 여러 작용에 수반하고, 또한 이를 통일하는 주체 ]
 
진짜 내가 원하는 것 - real self
[ 소우주인 나 ( 眞我 ) ]


남에게 솔직하기 전에 자기자신에게 솔직해야하는데
달팽이님은 자신을 이해하고 또 자기에게 솔직하신 분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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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3.02.18 11:49:40
*.154.137.51

감사합니다.
포크님...
이 땅에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단지 내가 이땅에 태어나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생각할 때 조그이나마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다가 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래의 삶이 불안전하기 때문에
내가 원한다 해도 그런 삶을 붙잡기 힘들겠죠...
삶에 욕심을 줄이고
단순하게 살아 보자는 삶을 의도적으로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내가 마지막 순간의 때가 올 때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하루 하루 주어지는 선물의 시간에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고, 창조의 목적에합당하게 살아가는 삶이 아닐런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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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2013.02.18 20:58:43
*.34.116.82

맞습니다.
위의 포크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달팽이님은 언제나 한결같이 진솔 그 자체이십니다.
마치 지리산 청정수 맨치로 속이 맑으신 분이시지요.

오늘,
저는 향기나는 커피집에서,
김영진 목사님이
사진 찍어 올리신 그 커피 마시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성당수녀님과 함께요.
이런 날은
제가 좀 기분업 되는 날입니다. ^^
마음이 맑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엔돌핀인가, 그런 게 마구 나오나봐요.^^
달팽이님이, 미영씨가,
제게 그런 분입니다. ㅎㅎ
아, 조만간 봇짐 싸들고 산청 나들이 한 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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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3.02.19 19:02:51
*.154.137.51

라라님,
어느듯 봄이 성큼 다가왔네요..
오늘 지리산을 홀로 등산하고 왔는데..
와~ 진짝 이리 좋은 등산을 하지 않고 뭐 했는지 모르겠네요..ㅎ
참 좋았습니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모든 상념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과정 같습니다.
컨디션 좋은날
한 번 내려오세요
남원에 진달래님 딸님이 저번주 토요일에 결혼했는데
가보지 못했었요...
한 번 인사도 들이고  맛난 음식도 먹고...
좋은 시간 보내려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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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3.02.18 22:39:01
*.149.31.175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ㅎㅎ
물론 좋아하겠지요. 
회사에 다니느라 시간이 쪼들리는 가운데서도
늘 영적인 풍요를 구가하신 분이니
이제 전업으로 영성가의 길을 가신다니
기대가 됩니다. 
서로 힘이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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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3.02.19 19:12:01
*.154.137.51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제가 많이 귀찮지만..ㅎ
시간을 내가 주체가 되어 계획하고 뭔가를 할 수 있어 제일 행복하네요..
하루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정성을 기울려
재미있게 생활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백두산

2013.02.19 12:37:45
*.182.55.249

일단 축하합니다.
앞으로의 삶이 무척 기대가되고요
또 흥미로울것 같네요, 지리산 농부 달팽이,
아님 지리산시인 달팽이,무얼 가져다 붙여도
다 어울릴것 같네요 암튼 재미있게 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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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3.02.19 19:14:42
*.154.137.51

감사합니다.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단순하게 살며 도를 닦는 자세로 살아 보렵니다.
텃발 하나 줄테니 주말 농장 계획 한 번 세워 보시지요..ㅎ
시간 나면 한 번 놀러오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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