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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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몇 권의 책을 사는데 이번 달에는 애들책 2권 내가 읽을 책 5권을 샀다.

1.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은수연 이매진

2. 이미 뜨거운 것들. 최영미 실천문학사

3. 참된 시작. 박노해 창비

4. 지렁이(소리 없이 땅을 일구는 일꾼). 애이미 스튜어트 달팽이

5. 기적의 채소. 송광일 청림

 

그 중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책을 읽었다. 제목이 본문을 읽어 가면 그 뜻이 분명해진다. 얼마나 많은 눈물과 아픔.상처 속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살아내야겠다는 저자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은 참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고 슬픈 내용이자 이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의 문제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대학교 1학년 여름까지 친아빠로부터 성폭력을 당하다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여 8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그동안 자기가 겪은 모든 사실을 당당하게 이 사회에 내 던진다. 영원히 숨겨야 할 사건들 그래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일처럼 덮어 두어야 할 것 같은데 그녀가 세상에 자기의 삶을 드러낸 것은 빛나는 용기이다. 왜냐하면, 친아빠로부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혼의 찢긴 상처로부터 치유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녀의 친아빠는 수요일 밤, 일요일이면 설교강단에서 번듯하게 말씀을 전하는 목사이다. 가장 자기 딸을 사랑하고 보살펴 주어야 할 사람이 집에만 들어오면 자기 아내와 아이들에게 무참하게 폭력을 행사하고 성폭행을 9년 동안 그녀가 지옥 같은 집에서 탈출하기 전까지 자행해 왔다.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믿기 싫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것이 저자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드러날 뿐이다.

이쯤에서 왜 우리에게 이런 악의 모습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저자의 삶뿐만 아니라 이 지구상에 이해되지 않는 고통의 문제들에 대해 하나님은 뭐라고 해명하실까 궁금해진다.

 

며칠 전 십자가와 고난이라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여러 신학자의 인용된 구절을 읽어 습니다. 필립얀시(Philip Yancey)는 "내가 고통당할 때 하나님 어디 계십니가“에서 [하나님이 진실로 모든 것을 주관하신다면.... 왜 그렇게 변덕스럽고 불공평하십니까? 그분은 우리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것을 보면 기뻐하는 가학적인 신입니까?]

그리고 포사이어(P.T.Forsyth)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는...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유일한 자기 변호다” -내가 사랑하는 책 존스토트 (교회력에 따른 매일 성경묵상) ivp p271

 

저자도 자기가 죽으면 예수님에게 물어 볼 것이 있다고 한다. 왜 나에게 친아빠로부터 내 몸과 영혼이 찢기는 고통가운데 두셨냐고? 초등학교 5학년 초경도 시작하기 전에 임신하여 산부인과에서 낙태하는 경험을 한다. 수능시험 전날 호텔 스위트룸에서 친아빠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 밤새 두들겨 맞고 아침에 온통 멍든 몸으로 시험을 치른 일. 상상이 안가는 친아빠의 행동은 과연 무엇인가? 이 부조리한 삶에 십자가가 유일한 하나님의 자기변호라는 말씀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과연 무엇인가?

인간의 몸을 입고 온 하느님의 아들임에도 모든 경멸과 조롱의 상징인 십자가에서 무참하게 죽는다.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다. 힘과 권력으로 모든 것이 이기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예수님을 살리셨다. 부활이다.

어떤 악과 죽음의 세력도 예상하지 못한 하느님의 완전한 승리였다.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이 세상에 일어나는 알 수 없는 고통의 문제에 대하여 답을 할 수 없는 것 같다. 그것 또한 하느님에게 속한 일임을 인정하는 믿음이 요구되어 질뿐이다. 실제로 저자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자기의 전 삶을 망쳐버린 아버지를 용서하므로 자유하게 된다. 그 모진 고통의 순간에도 한 번도 예수님에게 기도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하느님은 하느님의 때에 그녀를 살리셨고 위로하시고 새로운 삶을 주셨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결국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삶의 부조리에 하나님의 유일한 변호라는 신학자의 말을 깊이 생각할 따름이다.

하느님 안에서 우리의 삶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감당하고 지킬 것이 무엇이고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메마른 겨울 나뭇가지에서 각양 종류의 꽃들이 싱그럽게 온 만물을 충만하게 만들고 있다. 죽음의 자리에 바로 새로운 생명의 역사가 펼쳐지듯이 그 누구보다도 만물의 탄식소리에 가슴아파하는 예수님의 마음을 읽어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용히 하느님 앞에 겸손하게 기도하는 것 밖에 없음을 고백하게 된다. 이 세상에 힘없이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통과 아픔 속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위로와 평화가 새로운 희망과 삶의 빛을 계속 비추어 주길 진심으로 마음모아 본다.

 

201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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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옹달샘  -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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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2013.04.15 10:45:56
*.194.139.29

지난주 그 책을 봤습니다...  

인간세상에 일어나는 최악의 사실을 고백한 내용을 보고 아무 생각이 없어지던구요!

그녀가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예수님은 어떻게 힘이 되어줄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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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3.04.15 20:02:17
*.154.137.51

책을 읽어 보셨군요..
그녀가 차마 말로 하기 힘든 상황속에서 믿음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신비인 것 같습니다.
용서라는 것도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녀가 마음으로 예수님의 위로와 평화가 함께 하길 기도하지 않을 수 없군요...
이 다음 예수님 만나면 같이 한 번 물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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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13.04.15 14:56:16
*.126.124.163


농사꾼 달팽이님 잘 계시지요?
봄이 되니 농사준비에 여념이 없으시겠네요.
올 3월 경칩날 밤에 아무도 없는 산길을 홀로 걷다가 논두렁을 지날때 개구리의 힘찬 기지개을 듣고
그때서야 오늘이 그날이구나 하고 알았습니다.

이제는 사월입니다.
오늘까지 청주 무심천의 벚꽃이 만발하고 난 다음 내일 비가 오면 꽃이 지겠지요.
날리는 꽃 잎을 맞으면서 올해 벚꽃과 이별하는 것도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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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3.04.15 20:05:44
*.154.137.51

새하늘님,
오랜만에 등장하셨네요..
예, 요즘 농부로서 하루 하루 생활하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매일 규모있게 시간을 보내고
행복을 찾아 열심히 생활하고 있답니다.
시간을 내가 만들어서 소비한다는 것이
내 삶은 주인이 바로 나이구나..
누구한테 구속받지 아니하고.
재미있는 노동에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여유있을때 바람쐐러 오세요..
아니면 제가 한 번 올라 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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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2013.04.16 00:48:08
*.34.116.82

초등학생이.. 낙태라니!!
그것도 못된 아비에 의해서..
할 말을 잃게 하는군요.
아이가 저 지경이 되도록 아이 엄마는
대체 무얼하고 있었던 걸까요?
아비가 목사였다니 알고도 묵인했을까요?
... 오, 주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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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2013.04.16 19:19:58
*.34.116.82

오늘도 문득문득 저 아이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꼬리를 무는 생각은
타인의 잘못(죄)을 코 앞에서 보고도
묵인해 버리는, 아님 묵인해 버리고 싶어하는 우리는 또 누구인가,

오늘 흐드러진 벛꽃터널을 산책하고 왔네요. 
꼭 이 생각때문은 아니지만 내내 마음이 시렸습니다. 
지금도 저 아이처럼 성폭행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많겠지요.
무방비 상태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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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3.04.17 08:12:00
*.154.137.51

오늘은 날씨가 잔뜩 흐르네요..
봄비가 올 모양입니다.
책을 읽어 보면 왜 딸아이의 성폭력에 어머니, 오빠,동생까지 묵인하게
된 사실에 공감이 될 것입니다.
가정의 문제를 감히 밖으로 폭로 못하게 만드는 무자비한 폭력앞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쩌면 저자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아버지로부터 마음과 영혼이 찢겨지는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고요..

문제는 누구하나 용기있게 그것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거죠..
다행이 저자는 이런 사실을 온 천하에 드러냈습니다.
역사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안네의 일기처럼
죽음의 수용소를 쓴 프랭크 모리슨 처럼...

지금 우린 살아가고
어쨌던 살아가야 할 존재이기에 어떤 일이든
극복해 나가고 좀 더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정의롭고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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