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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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초여름 같은 날씨
하루 종일 땡볕에 풀을 모은다
갈증에 시원한 맥주 생각이 절로 난다
몸이 지쳐 해질 무렵
퇴근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하나 둘 돌아온다
벼르던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 마시니
온몸의 세포들의 환호성 소리 들려온다
아들 녀석 두 놈 집에 오자마자
아랫마을 놀러가고 아내는 시어머니 심부름으로 장내에 가고
남은 딸아이와 나
순간 머리에서 번쩍 떠오르는 생각
맞아 컵라면 짱박아 놓은 것 있지
이때가 기회이다.
양파 촘촘히 썰고 집 앞 평상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컵라면을 먹는다.
아, 이 맛 허기진 배에
꿀돼지 몇 마리가 들어 앉아 있는 것 같다
황홀경이 끝날 무렵 아내가 저 멀리서 온다
딸아이와 회심의 미소를 날려 보내자
아내는 고개를 흔들흔들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변화지 않는 영원한 진리를 몸소 깨닫는다
맛있는 것은 아무도 없이 먹을 때가 가장 맛있다
이렇게 딸아이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2013.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