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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3:8절에 우리말로는 구분이 잘 안 되는 헬라어가 나온다. ‘프뉴마’가 그것이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에서 바람은 프뉴마다. 프뉴마는 주로 영으로 번역되는데, 여기서는 바람으로 번역되었다.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에서 성령으로 난 사람에 해당되는 헬라어는 프뉴마토스다. 이 단어의 어근은 물론 프뉴마다.
같은 프뉴마라는 단어인데도 어떤 때는 바람으로, 또 다른 때는 영으로 번역된다. 고대 헬라인들은 바람과 영을 현상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았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를 ‘영이 임의로 불매...’라고 번역한다고 해도 틀린 게 아니다. 지금 우리는 물리학적 현상의 바람을 영과 일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고대 헬라인들의 생각을 유치하다고 보면 안 된다.
프뉴마가 어떤 경우에는 그냥 영으로, 또 어떤 때는 성령으로 번역된다. 영과 성령은 동일한 의미이기도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구분된다. 사람의 영은 성령이 아니다. 영은 악한 영일 수도 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을 가리킨다. 이런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성서가 생명 현상의 심층에서 작용하는 어떤 힘을 영으로 보았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