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횡설수설

Views 3045 Votes 0 2013.06.27 18:29:30
관련링크 :  


오후 세시 네시 쯤 되면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아니면 삶의 오후에 막 들어선 여성들이 

서녘노을이 들어설 무렵이면  대부분 이런 정서적 느낌을 갖게 되나요.

어찌해야 이 기분을 몰아낼 수 있나 고민하다 비타민이나 그 비슷한 

것이라도 삼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금 전 Glucosamine Sulphate 라 써 있는 파란 병뚜껑을 열고

하얀 알약을 하나 먹었습니다. 병에 무릎뼈 관절을 붉게 강조한 그림을 보니

아마도 관절보호약 쯤 되나부다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물도 한 컵 마셔서 그런지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남은 오후시간 매진해야겠네요.

어제 처음으로 수요성경공부모임에 참석했습니다.

간략한 소회는

'나는 그동안 어디 있었고 지금 여기는 어디인가.' 혹은

'지금 이곳은 어디이고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입니다.

저는 소위 크리스챤들이 일컫는 '세상사람들'  이라는 

표현을 싫어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하니 제가 영적 세계 안에

속해 있다는 확신 같은 게 없어서일 것 같습니다.

아니면 영적세계에서 빠져나와 (싸)돌아다니고 있다는 죄의식 때문일 겁니다.

저는 일상이란 말을 좋아하고 내가 속한 세계를 소중히 여깁니다.

견뎌야 하는 것,  싸워야 하는 것, 사랑이나 인내를 키워야 하는 것,,등등

그러한 일은 '세상'에서 해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저는 세상에 속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또 주님의 은총을 누리며

살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주님을 알려고 노력하는 일은 조금 힘겹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라 말하는 것이 어렵네요. 두려움,의 표시라고 여겨 주세요.)

우리가 아버지의 세계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인가요.

일개 범부가 거기까지 어찌...그건 과욕 아닌가요.

아마 저도 이미 알고 있는 질문인지 모르겠어요.

아버지를 아는 것과 믿음이 같이 가는 것이라면

힘내어 가 볼까 합니다. 그러나 발걸음이 무척 더딜 것 같습니다.

(얼결에 다비아 멤버가 되어 무척 다행입니다. 저는 분명히 대구샘터교회로 들어가 가입했거든요.ㅎ)

생전 인터뷰에서 융이 이런 질문에 이런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질문자: 당신은 하나님을 믿습니까?

  융: 나는 하나님을 압니다.


융의 대답이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합니다.

믿기 때문에 안다는 건가. 알기 때문에 믿는다는 건가.

믿지는 않지만 안다는 건가.

아마도 융은 사람을 잘 안다는 말을 이리 에두른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쓰다보니 처음에 뭘 쓰려고 펜을 들었나 까먹었네요.^^

가끔 오후 서너시 쯤의 기분이 오래 가면 이렇게 횡설수설 하겠습니다.



(줄과 줄 사이가 너무 좁아 한 줄 띄어 쓰게 되는데 제 컴에서 조절해야하는 건가요.)


profile

정용섭

2013.06.27 23:14:14
*.94.91.80

여름비 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면 좋지 않나요? ㅎㅎ
울적하다거나 공허하다는 뜻인가 봅니다. 
그런 갱년기에 이른 여성분들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니 걱정 마세요. 
다만 사람들이 다른 것에 취해서 그걸 잠시 망각하거나 
또는 그걸 두려워해서 아닌 것처럼 가장할 뿐이랍니다.  
인간이 영적인 동물이라는 말은 들어보셨지요?
그게 무슨 뜻인지도 생각해보셨나요?
이 세상의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이에요.
영을 통해서만 만족이 가능하다는 거지요.
즉 하나님과의 일치를 통해서만 생명을 충만하게 느낀다는 거에요.
이런 말을 상투적으로 들으면 곤란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profile

여름비

2013.06.28 11:13:56
*.182.17.150

네 목사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사실 요즘은  질문이 많아졌습니다.
또 때때로 혼란스럽지만
저는 그게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누구에겐가 그런 말도 했어요.
목사님 설교는 언젠가 막연히 의구심을 가졌던 부분를 끌어내어
질문하게 한다구요.
질문은 답을 찾아가게 하기 때문에
요즘은 제가 그 과정 안에 들어와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답니다.^^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Lucia

2013.06.28 00:41:14
*.111.223.110

안녕하세요? 여름비님,
시아버님 병환은 어떠신지요?
서너시에 찿아왔다는 그 찌부둥함을 이해하는
아줌마예요^^  우리집에 있는거는 빨간병뚜껑..
참~ 그렇다구 무릎약을 먹는다는 장면이 웃겼어요 ㅎ
커피가 낫지 않나요?
다비안이 되서 계속 공부중인데요
수요성경공부를 하는 그 자리가 많이 부럽습니다.
profile

여름비

2013.06.28 11:29:47
*.182.17.150

안녕하세요, 루시아님?
멀리 계시지요? 옆방에서 뿌루퉁하게 있는
아이들보다 더 손쉽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저의 시아버님은 아마 오늘 퇴원하실듯(5주) 싶어요.
전조현상(한쪽 마비, 말더듬, 어지럼, 구토증세)이
강하게 와서 어머니가 바로 119를 부르셨나봐요.
바로 조치가 되어 다행이 회복이 빠릅니다.
지팡이 없이 걷는다 하시지만 아직 많이 조심하고
쉬셔야할 듯 싶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서너 시의 찌뿌둥ㅋ을 알고계시군요.
무릎약이 이상한 지점에서 엉뚱하게 사용되어
억울해할지도 모르겟어요. 
또 뵈어요. 
 

profile

정용섭

2013.06.28 09:37:41
*.94.91.80

아, 그리고 수요공부는 앞으로 두 달간
하절기 방학으로 들어갑니다요.
9월 4일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푹 쉬세요.
profile

여름비

2013.06.28 11:35:26
*.182.17.150

네, 방학도 있구,, 정말 좋은 모임이에요.
두 달 후 수요일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profile

유니스

2013.06.28 11:24:41
*.104.193.63

여름비님, 저는 오후 서너시가 되면 힘이 납니다.
왜냐하면.....하루의 노동이 마치는 즈음을 향한다는 것 때문이어요.
오히려 아침에 눈을 뜨면 저는 좀 가라앉아요.
그냥 부끄러움과 감사함과 하루의 일들이 겹쳐서 가벼운 상태는 아니어요.
그래서 오전 시간에는 출근 후에도 좀 무뚝뚝하죠. 
저도 글루코사민으로 달래어볼까요? ㅋ
profile

여름비

2013.06.28 11:39:46
*.182.17.150

글루코사민 한 알 갖다드릴까요?ㅎ
오전에는 커피가 활기를 주는데
오후에는 힘이 달릴 때가 있어요. 항상 그렇지는 않구요.
기운내서 일하세요~ 바람도 적당하고 좋은 날이에요.^^

beginner

2013.06.28 13:45:47
*.106.154.10

삶의 오후에 막 들어서신 여름비님,
저는 삶의 저녁에 들어서서 그런지 자주 가라 앉습니다.
특히 새벽의 정적이 싫어요.
잠이 깨서 홀로 있는 시간이면 늘 그렇습니다.
지나간 일들이 가장 많이 생각나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쓸데없이..  ^^
해서 주로 개구리자세로 엎드려 기도하죠.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면서요.
때로는 포즈만 취한 채 멍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는 늦잠 주무시는 분들이 가장 부러워요.
젊은 날은 시간이 없어 못자고 지금은 잠이 안와서 못자구요.

그리고 유니스님은 약장수 아가씨랍니다.
약 주시지 마시고 얻어 드세요. ㅎㅎ
profile

여름비

2013.06.28 17:14:15
*.140.115.54

beginner 님, 개구리자세로 엎드려,에서 풉 웃음이 나왔다가 기도하신다,는 말에 눈물이 나왔어요.
이렇게 찰나에 감정이 확 바뀌는 거 처음 봅니다.ㅎㅎ 부끄럽네요. 많이 배우겠습니다. 오후시간
평안하세요.. ^^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 횡설수설 [10] 여름비 Jun 27, 2013 3045
5947 이븐 알렉산더 "나는 천국을 보았다" 를 읽고 첫날처럼 Jun 26, 2013 10856
5946 NLL 대화록을 읽고 나서 [5] 첫날처럼 Jun 25, 2013 3131
5945 어이~~ [7] 달팽이 Jun 24, 2013 2634
5944 꽃자리 [2] 달팽이 Jun 22, 2013 3332
5943 The empty pickle Jar [8] 이방인 Jun 22, 2013 3000
5942 어떤 강의 [6] 잠자는회색늑대 Jun 20, 2013 2731
5941 하루의 시작 [11] 달팽이 Jun 20, 2013 2468
5940 이교에 물든 기독교 [3] 르네상스 Jun 19, 2013 4548
5939 달팽이 file [3] 이신일 Jun 18, 2013 3142
5938 시시콜콜함 [11] 삶의 과제 Jun 18, 2013 2851
5937 거룩한 방황 [1] 르네상스 Jun 14, 2013 2029
5936 밥 한 그릇 [8] 여름비 Jun 13, 2013 2896
5935 시인의 마을 [5] 삶의 과제 Jun 12, 2013 2875
5934 "동영상 강의"로 접근이 안되네요. [5] 비가오는날 Jun 11, 2013 203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