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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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오전에 택배로 상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상자에는 우리교회 주소와 내 이름, 전화번호까지 굵은 매직으로 적혀 있었는데,그 위에 택배 송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누가 보낸 거지?' 송장을 확인해 보니 보낸 곳이 '샘터'로만 되어 있고, 전화번호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궁금해서 상자를 열어 보았더니 상자 안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이 가득 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보냈을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지요.,
틀림없는 우리교회 주소에 내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맞는데...
그리고 우리교회가 덕산문화의집 앞에 있다는 것까지 박스에 표기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교회와 나를 분명히 안다는 뜻인데...
일이 이쯤 되니 보낸 곳이 어딘지 더욱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는 샘터란 샘터를 다 떠올려 보았습니다.
우양재단 샘터선교회, 대구샘터교회, 부산샘터교회, 서울의 샘터 출판사?..
다 연락해 보았지만 모두 보낸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이 많은 장난감은 어떤 회사가 여름행사를 앞두고 있는 시골 교회에 보낸 홍보용품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도 아닌 게 홍보용품이라면 안내지와 샘플 몇 개일 텐데, 상자 안에는 너무 많은 장난감이 들어 있었거든요.
끝내 누가 보냈는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감사히 받고,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쓰기로 했습니다.
이 멋진 장난감을 받아들고 아이들이 좋아할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내가 알 수 없는 곳에서 보낸 뜻밖의 선물, 목회살이 중에 이런 일이 아주 가끔 생깁니다.
숨어 있어 내게는 보이지 않지만 그 실체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 앞에서 사람을 통한 하나님의 손길을 생각해 봅니다.
교회를 돕고자 하는 손길들, 이들은 분명 그 곳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동행입니다...
(혹시 서울의 샘터교회? ㅎㅎ)
목사님, 물총을 선물로 받은 녀석은 남자아이겠지요?ㅎ 얼마나 좋아했을까요.
문득 저의 사내 아이들 어릴 적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물총을 쏘아대며 천진스레
놀던 모습들, 그러다 싸우고 울고불고.. 야단치고 야단맞고 또 울고불고.. 그런데,
그에 대한 기억들은 얘네들보다도 부모가 평생 지니고 다닐수 있는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적 녀석들 떠올리며 빙그레 웃는 시간을 갖게 해주신 목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