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14)

Views 1996 Votes 0 2013.07.09 22:32:29

 

하늘나라를 기다린다는 말을 냉소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배부르게 먹고 존경받는 삶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 신자이면서도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조금 좋은 뜻으로 지금 여기서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게 최선이지 하늘나라가 오는 걸 기다리는 게 뭐 중요하냐는 주장들이다. 그래서 이런 기다림의 신앙을 무책임한 것으로, 비현실적인 것으로 여긴다. 과연 그런가?


기독교가 말하는 기다림의 영성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막연한 내세를 기다리는 게 아니다. 기다린다는 말은 생명이 종말에 완성된다는 의미이다. 지금 우리의 생명은 완성된 게 아니다. 세상도 완성된 게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우리 자신의 생명과 세상을 보라. 모든 것이 유한하다. 잠정적이다. 무상하다. 일상을 보라. 하루만 밥을 굶어도 허기가 진다. 일주일만 물을 마시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 우리의 생명은 외부의 어떤 것이 채워져야만 유지된다. 그렇게 허약하다는 뜻이다. 육체적인 생명만이 문제는 아니다. 우리의 영혼 자체가 늘 궁핍하다. 허무하고, 외롭다. 완전한 만족을 누리지 못한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아무리 널리 이름을 떨쳐도 만족은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아도 그것으로 만족은 안 된다. 교회를 크게 키운 목사에게 그것으로 참된 만족에 도달했는지 물어보라. 정직한 목사라고 한다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말할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 목사들만은 예외다.


인생이 다 그런 거지 더 이상 무얼 원하느냐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부족한 것을 다 받아들이면서 일종의 무위(無爲)의 상태에서 만족스럽게 살아가면 되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렇게 구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도 귀한 삶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뭐라 할 말은 없다. 다만 기독교는 다른 차원에서 생명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종말에 완성된 생명을 기다린다고 말이다. 생명이 완성되는 나라가 곧 하늘나라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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