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에 대한 오해 중의 하나는 그것을 일종의 공간으로 보는 것이다. 천국을 다녀왔다는 사람들의 묘사는 한결같이 공간적이다. 멋진 집, 황금 면류관, 친구와 가족, 진수성찬 등이다. 시한부종말론자들인 다미선교회 류의 사람들도 하늘나라를 우주의 한 공간으로 여긴다. 요한계시록에도 새 하늘과 새 땅을 공간적인 어떤 것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신자들이 오해할만하다. 그러나 그것은 메타포이지 사실 언어가 아니다.


참고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가 오해되는 경우는 많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성서에 대한 열정이 과도한 교회에서는 더 심하다. 두 가지의 위험성이 있다. 첫째, 성서를 문자적으로 믿는 것이다. 성서 텍스트는 해석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2천 년 전 성서 텍스트를 쓰거나 읽던 사람들과 오늘 우리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기 때문이다.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는 서정주 선생의 시구를 문자적으로 읽는다면 그는 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둘째, 성서를 극단적인 알레고리로 해석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의 특별한 숫자를 오늘의 사회현상과 일치시키는 해석이 알레고리다. 성서를 해석한다는 점에서 문자적 성서읽기보다 한걸음 나가기는 했지만 이현령비현령의 해석이라는 점에서 훨씬 더 위험하다. 사이비 이단들에게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천국을 공간의 차원으로 오해하면 기독교 신앙이 이 세상에서 누리지 못하던 것을 저 세상에서 누리고 싶다는 욕망으로 변한다. 그런 것을 부추기는 목사들도 많다. 보험을 들듯이 헌금하고 교회에 봉사한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물질적인 축복이다. 복지에 매달린다. 한편으로는 세상을 부정하면서 거기에 매달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에 영합하면서 거기에 매달린다.


하나님 나라가 통치이며 다스림이라는 표현들이 평신도들에게는 실제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화이트헤드의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라. “Reality is process.” 참된 것은 과정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보통 집, 다리, 사과 등을 리얼리티로 생각하며 산다. 그런 것들은 다 지나간다. 궁극적인 게 아니다. 사과를 다시 보자. 봄에 사과나무의 꽃이 피고 작은 사과 열매가 맺힌 뒤에 몇 달의 과정을 통해서 익는다. 그것을 따서 사람이 먹는다. 무엇이 남았나?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은 과정의 한 계기이다. 세상이 허무하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에게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궁극적이라는 말이다.


하나님 나라가 하나님의 통치라는 말은 하나님 나라가 장소나 공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생명의 능력이라는 의미이다. 하나님 나라에 참여한다는 것은 곧 생명의 능력에 참여한다는 뜻이다. 천국이 가난한 자의 것이라는 말은 생명의 능력이 가난한 자의 것이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가난한 자가 그 생명의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살기 때문이다. 그 능력을 기다리는데 자기 영혼을 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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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2013.07.12 23:22:05

감사합니다 새로운 것을 한개 더 가르쳐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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