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8일(목)
냉담 신자
특별한 이유 없이 오랫동안 성당에 나오지 않는 신자들을
성당에서는 냉담자, 또는 냉담신자라고 한다.
신앙이 식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신앙을 완전히 포기한 것도 아니다.
냉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결국은 신앙을 완전히 놓치게 될 것이다.
개신교회에서는 냉담신자를 어떻게 부르는지
아직 의견이 모아진 게 없다.
그냥 교회를 쉬는 신자,
시험에 들린 분이라고 한다.
그 의미는 가톨릭의 냉담신자와 비슷하다.
왜 냉담신자가 되는가?
그 이유는 각 사람의 숫자만큼 여러 가지이다.
그들이 신앙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굳이 교회에 나올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거기에는 천성이 게으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목사의 설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이 있어서
교회에 나올 정신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도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 중에서
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는
신자들끼리 다툼에 의한 것이다.
사람이기에 눈에 보이는 어떤 신자가 마음에 걸려서
교회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심정은 알겠으나,
아주 원수가 아니라면 그런 정도의 차이는 극복하는 게
최소한 기독교인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근데 그게 안 될 때는 정말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소위 말해서 사람 보러 교회 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 믿으러 간다는 사실을 평소에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아주 오래 전 내가 삼십대 후반의 젊은 목회자로
시골의 작은 교회에서 활동할 때
나보다 몇 살 많은 여집사님이 여전도회 회장을 맡게 되었다.
성품도 좋고 책임감도 강하고
내가 판단할 수는 없으나 믿음도 좋은 분이었다.
여전도회장 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여전도회장을 수행하다가
회원들로부터 싫은 소리를 몇 번 들은 뒤
아예 교회까지 그만 두는 일이 벌어졌다.
그때의 당혹감이란 말로 표현하기도 힘들다.
그분이 교회생활은 그만 두었으나
그 뒤로 정기심방 때 찾아가면
반갑게 맞아주기까지 했고,
심지어 약속한 건축헌금까지 정리했다.
그러나 결국은 교회로 다시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런 일이 있은 뒤로는
목사 혼자 아무리 애를 써도
신자들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교회가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좋은 신자가 좋은 교회를 만든다고 하면
목사로서 책임 회피일까?
목사님, "좋은 신자가 좋은 교회를 만든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교회는 본래 "신자들의 공동체", "형제자매들의 공동체"이지요.
한국교회는 아직까지 "교회가 공동체다"라는 의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목사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거든요.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교회는 원탁(라운드 테이블, round table)이라고 생각합니다.
둥근 테이블에 빙 둘러앉아서 서로 하나가 되는 것이
성경에서 말씀하고 가르치는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목사냐 성도냐가 문제가 아니라
모든 믿음의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원탁'이 되어서 신앙생활을
함께 하는 게 교회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자랑은 아니고 청년들 특히 저같이 눈에 띄지 않는 장애를 가진 청년들이 잘 다니는 교회가 늘어난다면 한국교회도 냉담신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