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11)

Views 2518 Votes 0 2013.09.26 22:42:49

9월26일(목)

 

삶(11)

 

어제 수요 성경공부에서

요한복음의 핵심 주제인 생명에 대해서

내가 거기 모인 분들에게 질문했다.

예수가 우리의 생명이라는 사실이

말로가 아니라 실제로 이해가 되고 느껴지시는가?

간증 류의 대답은 다 알고 있다.

예수를 알고 기쁨이 넘치게 되었다거나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었다거나,

또는 죽음 이후의 생명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게 틀린 대답은 아니나

그런 대답이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다.

단지 교리를 외우고 있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여기서 교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답이 필요하다.

그것은 곧 우리 삶의 본질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대답을 찾으려면 어느 정도 신학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기독교 신앙은 생명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생각한다.

따라서 예수를 통해서 생명을 얻는다는 말은

예수를 통해서 하나님의 생명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예수와 하나님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런 표현이 멀리 느껴지는 이유는

생명, 즉 삶을 우리의 경험 범주에 가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먹고 배설하고, 돈 벌고 재산 늘리고,

자식 낳아서 키우고 재미있게 사는 걸 생명이라고 본다.

옳다.

그것도 삶이다.

아주 구체적인 삶이다.

그러나 그것이 삶의 모든 것은 아니다.

어린아이들이 술래잡기 놀이를 하면서

그것이 자신들에게 아무리 절절하다고 해도

그것을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주장하면 곤란한 것과 같다.

어른이 되면 술래잡기와는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어릴 때는 술래잡기를 재미있게 하는 게 좋고, 옳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거기에만 빠져 있으면 문제가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이런 일상이 중요하긴 하지만

기독교인이 되면 다른 삶을 현실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른 삶이 무엇일까?

이게 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천당에서 누리는 최상의 삶을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질문은 한 마디로 해결될 수 없다.

무엇이 현실성(reality)인가가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세상이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문제다.

기독교는 그 다른 삶을 여러 가지로 대답한다.

예수님은 그것을 하나님 나라 비유로 설명하셨다.

그런 주제에 대한 신학공부를 꾸준히 하면

우리가 생명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거기에 이르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삶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허무는 작업이다.

고정관념에 대한 의심이 필요하다.

그것 없이 우리는 성서의 세계로 들어갈 수 없다.

<천안함 프로젝트> 버전으로 표현하면

의심은 성서가 말하는 생명 이해의 출발점이다.


루이스

2013.10.01 18:43:57

목사님 그렇군요
의심
안전망없는 사유
뒤집고 또 다시 뒤집어 생각해보고
이치적으로 생각해보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고
실존적으로 생각해보고
아무리 생각해보고
아무리 빠져나가보려고 해도
삶이 삶이되는  방법이 없더군요

가장 큰 신비
가장 큰 기적
예수그리스도가 생명으로 믿어지는것

생명의 바람으로 지금도
흔들거리는 저 나무들처럼
누구의 생명을 춤추게 하려고
여기 와 계시는지요

자신이 먼지로 느껴지는 것도
근거없는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밝혀놓은 학문적 결과와 동일하더군요 
나는 먼지다가 겸손의 표현이 아니라
그게 인간의 실존이더군요
슬프고도 아름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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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3.10.01 23:35:58

'아무리 빠져나가보려고 해도' 방법이 없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는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유롭기도 하지요? ㅎㅎ
무슨 뜻인지 아실 겁니다.
그게 루이스 님의 마지막 표현인
'슬프고도 아름답죠?'와 같은 의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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