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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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침부터 별거 아닌 문제로
감정의 회오리 바람 속에서 이리저리 치대이며 지냈습니다.
그 진동의 폭이 너무 커 종일 우울하였고
마음은 너덜너덜, 죽죽 찢겨진 상태였습니다. 저녁에는
개인적으로 만나는 수요모임 장소에
거의 다 가서 이날 모임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되돌아오면서 오늘은 왜 이럴까 미리 연락을 해주면
좀 좋을까 툴툴대는데,
반짝, 떠오르는 게 있었습니다.
아, 수요 성경공부.
그런데 조금 망설였습니다. 기분이 너무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런 날 자칫 한 마디 말씀이 꽂혀 물풍선 터지듯
툭 터질 수도 있고(보통 은혜받는다고 하지만..)
혼자만의 망상에 빠져 멍하니 있다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사람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이 어려운 증상 비슷한 것을
깨야하는 개인적숙제도 안고 있고 모처럼 고대하던 기회가 왔는데
어찌되든 가보자 하며 교회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날 때부터 눈 먼 맹인에 대한 요한복음 9장 말씀을 들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구절구절 일일이 풀이해주시지 않더군요.
그래서 좀 더 집중을 해야했습니다.
-그가 맹인 된 것은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요9:3)-
눈먼 자에게는 구원의 역사를, 그리고 그 뒤에 더 큰, 앞으로 나타내실 하나님의 일
아직은 은폐된, 완성되지 않은,,
그걸 깨닫는 과정이 - 여러번 말씀을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처음 가는 도시의 골목을 걷는 것처럼
참 낯설었습니다. 이 낯섦을 느끼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각성상태가 오래가 집에 와서도 쉬이 잠들지 못했네요.
참 어제 성경공부 도중에 잠깐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의 삶이 '삶'이라 할 수 있나.
삶 안에 얼마나 많은 죽음의 요소가 끼여있나.
어찌할 수 없는 괴로움 경악 울부짖음 파괴성 등등..
우리는 이미 삶과 죽음 똑같은 분량을 동시에 살아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그래서 저는요 죽음 이후
지옥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이 생에서 겪고 있잖아요.^^
귀한 모임으로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도 제 개인 모임이 캔슬 되기를 은근히 바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수요 모임이 있군요.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면 그만 두고
교회 수요 성경공부 모임에 나오세요.
그게 훨씬 유익할 겁니다. ㅎㅎ
성경 본문을 낯설게 느끼는 건
본인의 영혼이 그만큼 성숙해간다는 증거입니다.
상당한 경지에 이른다면
점점 더 낯설게,
정확하게 말하면 더 새롭게 느끼게 될 겁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에요.
매너리즘에 빠지만 모든 게 시들하지만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면 모든 게 새롭게 되겠지요.
이를 위해서 어떤 이들은 출가 수행하는가 봅니다.
주의 은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