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Views 3564 Votes 0 2013.10.08 23:15:52

10월2일

 

지난 주말에 있었던 치과 방문은 정말 오랜 만이었다.

5년 쯤 전에 사랑니를 빼려고 동네 치과에 간 적이 있다.

그전으로는 10년 쯤 전,

또 그 전으로는 20년 쯤 전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군목으로 처음 입대한 때인 1983년 여름,

치과 군의관이 우리 부대를 방문했을 때

약간의 충치를 먹은 어금니 두 세 군데를

아말감으로 때운 적이 있다.

 

내가 치과를 자주 가지 않은 이유는

비교적 이 상태가 잘 유지된 탓도 있으나,

치석 제거를 위해서라도 정기적으로 가야하는데도 가지 않은 이유는

사실 턱관절 문제 때문이다.

이번에도 경험한 거지만

치과에 가서 입을 한참 벌리고 있으면

다시 닫는 게 상당히 불편하다.

두둑 하는 소리가 난다.

하품을 할 때도 그렇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관절 디스크가 삐져나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다.

다른 사람들도 입을 크게 벌리면 다 그런 줄 알았다.

턱관절에 디스크가 있다는 말도 처음이다.

평소 말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

가능한 입을 크게 벌리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하신다.

턱관절이 일정한 범위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왔다 갔다 하지만

그 범위를 넘으면 그냥 미끄러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 턱관절의 디스크가 언제, 왜 잘못됐을까?

중학교 땐가 국어 선생님께 주먹으로 아귀를 얻어맞은 탓인지,

이번에 확인한 거지만

음식을 씹을 때 너무 꼭꼭 힘을 주는 탓인지,

아니면 그렇게 태어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알고 보니

현대인들에게 턱관절 문제가 흔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캐나다 병원에서 일하시면서 잠시 귀국하셨다가

대구샘터교회를 방문하신 아무개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캐나다에서는 치과 환자의 4분의 3이 관절 환자라고 한다.

숫자를 내가 정확하게 들었는지 모르지만

턱관절 환자들이 예상 외로 많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턱관절 발병 이유의 중의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한다.

옆에 앉았던 아무개 집사님은

당신 아이들까지 다 그런 문제가 있어서

고생이 많았다고 거드신다.

 

찬송을 부르거나 설교할 때

입을 크게 벌리고 똑바로 발음하라고 잔소리하던 집사람이

이번 이야기를 전해 듣고 완전히 꼬리를 내렸다.

그나저나 앞으로 사과를 통째로 먹지 못하게 된 게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모두들 턱관절 조심하세요.


profile

바이올렛

2013.10.10 11:06:43

목사님!
저도  턱관절이 좋지않습니다.
처음 생긴지는 25년전이었는데...
그 때 어려운 과제가있어 그 과제가 스트레스가 된것 같습니다.
더거덕거리면 아팠던 그 때 경험이 좋지않아서
늘 조심하고 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재발하지 않고있습니다.

저도 치과에서 인프란트 수술할 때 정말 힘들었는데요
치료중에 '선생님 턱 빠지려고해요' 하면
선생님이 턱주위를 마사지해주시고 다시 치료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요즘도 말을 많이하거나 몸이피곤하면
턱이 뻑뻑해지면서 턱 놀림이 둔한 느낌이 먼저옵니다.
지난 9월 5주 주일도  그 전 토요일 교사연수 강의가있어
말을 많이하느라 무리가되어 참석을 못했습니다.
찬송부를 때도 물론 입을 크게 벌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는데요
특히 국악찬송은 잘 부르지않습니다ㅎㅎ

목사님! 이번주일은 금, 토 수시면접으로...
면접학생이 많아 아마도 토요일 8시이후에 모두끝날것 같습니다
그 때 상황봐서 샘터로 가든지? 아니면 여기서 가든지? 해야할 것같습니다.
어제는 학교에서 청송주왕산에 갔다 왔습니다.
완만한 숲길을 천천히 약3시간 정도 걸었는데요. 
그 덕분에 오늘 엄청 상쾌한 아침을 보내고 있습니다

목사님! 그럼 주일 뵙겠습니다^^

profile

정용섭

2013.10.10 21:51:30

ㅎㅎ 동병상련이군요.
찬송부를 때 입을 크게 벌리지 않으시는데도
목소리가 크시던데요.
목청 타고 나셨나 봅니다.
수시면접 잘 하시고,
중간중간에 스트레칭도 좀 하시고,
주일에 뵙겠습니다.

Lucia

2013.10.11 01:16:51

 목사님, 턱관절로 고생 좀 했습니다.
치과도 여러군데 갔었구요
오년쯤 아팠어요
2010년에 서울 갔을때 그 맛있는 동치미를 잘게 썰어서
먹어야 했구요
사과도 얇게 썰어 송곳니를 이용해 먹는데 
이렇게 해서 먹어야하나 그런 슬픈맘도 들었구요
근데 언제 나았는지 찬송가를 크게 부르더군요^^
요즘은 상추쌈도 크게 싸서 먹는데
전엔 여럿이 먹는데서 완전 공주였지요..
매일아침 교회서 먹는 고구마도 포크로 찍어서 입에 넣는모습이
이쁜척으로 보이는거예요
아~ 어떻게 나았냐는걸 말씀드려야 하는데...
모르겠어요^^  교회에서 소문이 나서 누군가 기도를 쎄게
했는지...목사님, 이에 끼우는 보형물 그거 맞춰서 수시로 끼우고 
계시는게 우선이라 생각됩니다
말씀을 많이 하셔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어떻게 불편한지를 남들은 잘 모르는 아픔입니다



profile

정용섭

2013.10.11 22:20:30

ㅎㅎ 난 괜찮습니다.
사는 데 불편한 거 없습니다요.
억지로 입을 크게 벌리지만 않으면요.
내가 공연히 엄살을 부렸나보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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