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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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도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놓기만 해도
솔숲을 지나는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
갓난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기만 해도
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별의 앞쪽을 조금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기만 해도
어제 제가 너무 긴장을 해서,,
사경을 헤매다 나온 기분입니다..ㅎ
제가 달달 떠니깐
옆에 앉으신 피아노 치시는 집사님께서도
잠깐이지만 같이 떠시는 것 같았어요.(ㅠ죄송)
그런데 어제 성경 윤독할 때 제 읽기가 좀 나아지지 않았나요?
낭독과 낭송의 차이가 뭔가 알아보다
시를 큰 소리로 읽는 연습을 자주 하면 발음이 교정되고
강약 숨쉬기 조절이 되어 읽기가 편안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번 성경 읽을 때 발음이 새고 들 떠있는 기분이었거든요.
어제 인쇄해 가려고 이 시를 인터넷에서 다시 찾아보는데
사본이 예닐곱 개쯤 있는 것 같더군요.
제가 처음 올린 것도 그 중 하나인데
원본에 가깝다 여겨진 것으로 다시 고쳤습니다.
유니스님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자주 기도하는 편이네요.ㅎ
좋은 시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시를 쓰신 분은 대체 누구실까요?
아는 건 하나도 없지만,
저를 무지무지 부끄럽게 하시는 분이라는 것만은
분명하군요.
아,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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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님, 올려주시는 글
잔잔한 감동받으며 잘 읽고 있어요.
인사가 많이 늦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