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 http://www.youtube.com/watch?v=5WXEG6a56z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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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보물 저장고네요.
언젠가 음악을 장르끼리 모아놓아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들을 수 있는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위에 링크한 건 일부러 제가 좋아하는 가곡만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
어제는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예배드리고
맛있는 점심 먹고 떡도 먹고
앞산 허리춤에 자리잡은 남부도서관에 갔습니다.
몇가지 책을 빌리곤 시간이 남아 디지털 실에서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위대한 침묵'이라는 수도사들이 묵언수행하는 영화인데
디지털 실이 일찍 문을 닫는 통에 반쯤만 보았습니다.
첫부분부터 소리나 음향이 없어 원래 그런가부다 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뭔가 기계조작을 더 해야 소리가 날 것 같았습니다.
기계만지는게 서툴기도하고 직원불러 이거 해달라 하기도 구찮아
그냥 보았습니다. 한글자막은 설정되었는데 앞부분에서 성구 외엔
2,30분이 지나도록 자막은 뜨지 않았습니다.
침묵수행이니 그럴 수 밖에 없지요.
그런데 그걸 보며 제가 소리들 상상하여 듣고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숲이 나타나면 바람소리, 수도사가 걸을 땐 발짝소리
비행기가 나는 모습에선 비행기 나는 소리, 종지기 수도사가 동아줄을
아래로 당기면 댕그렁 묵직하게 퍼지는 쇠 종소리...
그런 소리들이 정적 사이에 끼어들어 들리는 듯 하였습니다.
그런데 소리가 전혀 상상되지 않는 장면이 있었는데
하얀 눈이 잔뜩 덮인 수도원을 멀리서 찍은 장면에서였습니다.
여기서는 숨이 헉, 막히는 듯했습니다. 덮인 눈이 하얗게 빛나는 수도원 마을.
그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 눈이 소재로 등장하는
소설이나 영화들을 다가올 겨울엔 많이 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서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매우 다른 이야기이지만 또 뭔가 매우 닮아보이는 영화입니다.
그러고보니 어제 추수감사절에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만찬에 임하게
되어 그런지 지금도 기분이 좋네요.
단 하나, 묵언수행하는 사람들이 그 삶에 얼마나 만족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깨달음, 사색 등은 모두 말이나 글과 관련지어야만
의미가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말을 하지 않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그들의 상태는 사물을 대하는 강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날 것 같았습니다.
영화에선 순전히 저 혼자만의 느낌이지만 그들의 영성에 대한 감동보다는
오로지 주변의 사물들만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영화의 주제나 줄거리에 대한 감상이 아니고 소리가 없는 영상보기에
대한 느낌이라 죄송합니다. 다음에 제대로 다시한번 보아야겠습니다.
잔뜩 떨어져있는 낙옆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내려오는데 어쩌면 그 낙옆을
밟으러 굳이 그곳으로 찾아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성악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대중음악이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 거의 성악을 안 좋아하죠.
우리나라에서 성악을 하시는 분들은 외국가곡은 많이 부르시는데
한국가곡은 잘 안 부르시죠. 저는 그 게 아주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가곡은 한국인 성악가들 외에 다른 나라 성악가들 중에서는
부를 사람들이 없거든요. 미국인 성악가가 한국가곡을 부를 것도 아니고
이탈리아 성악가나 독일 성악가, 러시아의 성악가들이 한국가곡을 부를 것도 아니라서
한국인 성악가들이 열심히 불러야 하는데 한국인 성악가들이 한국가곡을 '찬 밥' 취급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물론 모든 한국 성악가들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곡연구회도 있어서 우리가곡을 더 많이 만들어 내고 많이 연주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가곡을 사람들이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부르면 좋겠네요. ^^
<위대한 침묵>, <바베트의 만찬>을 보셨군요.
제가 좋아해서리 반가운 마음에..^^
두 편 다 제게는 무진장 감동이었어요.
<위대한 침묵>은 선재아트홀이라는 쪼끄만 극장에서 봤는데,
그날 같이 간 친구가 영화보면서 자 버리는 통에(어째 이러냐구.. 왕면박^^)
신경쓰여 제대로 못 봐서 두번이나 보게 되었네요.
진짜 이런 영화는 혼자 보는 게 딱이더라구요.
<바베트의 만찬>은 보고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은 영화더라구요.
제가 제 주변사람들에게 강추하는 영화네요.
노래는 시간내서 들어볼께요. 아, 저는 김성록씨 노래 좋아하네요.
한국가곡은 제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음악입니다.
시도 아름답고 곡도 참 좋죠.
외국가곡도 좋아하지만 한국가곡을 더 좋아합니다. ^^
우리나라 성악가 분들께서
외국가곡만 많이 부르시지 말고
한국가곡도 많이 부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