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서울샘터교회 5주년을 돌아보며...

Views 2259 Votes 0 2013.12.01 22: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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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서울샘터교회 운영위원회에서 어쩌다보니 홍보전담사병인  우디입니다.

대구샘터교회, 말씀샘교회, 그리고 멀리 이사가셨음에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찾아오시지는 않았지만 다비아를 통해 5주년 소식을 알고 마음으로 축하해주신 많은 다비안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운영위원회에서 서울샘터교회5주년을 돌아보는 글을 써내기로하고

소풍에서 수련회에서 운영위에서 교우들의 생각들을 모으고 5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정리해서

3주간 교정의 시간을 가진후 아래의 내용을 5주년 기념식에서 낭독했습니다.

이날 함께 하지 못했지만 늘 기도와 관심으로 함께 해주시는 다비안들께도 낭독해드리라는

운영위원회의 지령을 받고 식기 전에 올립니다.

 

( >>>>> SELF 음성 지원 <<<<<)

 

 

<서울샘터교회 5년을 돌아보며 Version3.1>

 

서울의 밤,

여느 주택가에라도 예외없이 촘촘히 들어선 붉은 십자가들!

그 지리멸렬한 틈바구니에 우리는 5년전 또 하나의 십자가를 보태었습니다.

 

저마다의 바램과 기대가 실린 '노숙자들의 종말론적 예배공동체'라는 이 생소한 배는

심하게 흔들려가며, 이런저런 짐들을 버려가며, 물살에 아예 몸을 맡겨가며

애써 중심을 잡아야했습니다.

 

십일조 없는 교회를 찾아 왔으나, 예배처소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려야 했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교회를 기대했으나, 민주적 운영에 대한 방식과 시각의 차이도 컸습니다.

 

쉼 없이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더 이상 못버티고 찾아온 이 낯선 교회에서

어쩌면 안식을 누리는 것 같았지만, 느슨한 유대감은 늘 뭔가 빠진 듯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과거로의 회귀가 될까 두려워 선뜻 새로운 대안을 찾기에 주저했지요.

 

광신적 주술적 신앙에 환멸을 느끼고

물어물어 여기까지 와서 건강한 신학과 정통적 영성을 맛보려했으나,

그 딱딱한 지루함과 차가움이 힘들어 언저리를 맴돌았던 이들은 왜 없었겠습니까.

 

설교다운 설교, 영혼이 공명한다고 고백하던 예전예배도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타성이 붙어가며 그 촉수가 무뎌지기도 했지요.

 

개혁과 진보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

한국교회 앞에 보란듯이 모범적 교회의 모델을 제시할 꿈을 꾼 이들은 왜 또 없었겠습니까.

그렇게 함께 시작했으나 이 자리에 남은 이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지금 우리에게 안정적 교회운영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숙제입니다.

 
오래 정든 곳을 차마 떨치고 나설 만큼 합리적 이해와 정의로움을 따랐던 우리였지만,
이해와 관계가 기대를 벗어날라치면 언제라도 떠나버릴 수 있는,

정들기 힘든, 못내 아쉬운 우리였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이 교회를 통해 바라본 소망들이 또는 그 소망을 향해가는 길들이

같은 듯 다르다는 것이 드러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가 가는 길목 마디마다

다양하지만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을 확인해왔으며,

5년 전의 시작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흔들리지 않고 고백하며 감사했습니다.

 

또한 하늘 아래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다며 냉소를 지어버릴 수도 있었으나,

처음 마음이 변치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새로운 것인지를 새겨봅니다.

 

우리는 기대에 실망하고 현실에 고개를 숙인 것이 아니라

계속 단련해왔고 기다가, 쉬다가, 서다가, 앉다가, 이제 걷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

'서울샘터'라는 이름으로 모인 교회가 없지 않고, 있습니다.

10년후, 5년후 이 교회는 있을까요?

아니, 있어야할 교회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요?

남은 사람들은 과연 지금 이 자리의 여러분들일까요?

서울샘터교회는 여전히 영적 노숙자들의 예배공동체일까요?

물론 이 교회가 시작되었던 그 소중한 가치를 지켜내야겠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고 보다 역동적인 예배공동체로서의 가능성을 찾아야한다는

서울샘터교회 창립의 변의 한 대목을 기억하고 다음 걸음을 내디뎌야하지 않겠습니까?

 

지금도 여전히 더 매력적이고 강력한 시대정신으로 활동하는 바알들을 영민하게 분별해가며

수구적 근본주의가 정통이 된 한국교회에 대한 패배주의, 냉소주의와도 투쟁해가며

스스로가 목적이 되지 않게

그리고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기는 바리새인의 의가 자라지 않게

자신을 경계해가면서도 위로부터의 평안을 누리는 수행의 걸음은 혼자 가기 얼마나 아득한지요.

 

내 안의 그리스도는 때때로 희미하지만,

성도들 안의 그리스도는 언제나 뚜렷합니다.

 

나의 시간 속에서는 하나님이 보이지 않을 때도 많지만,

교회와 역사 속에서 우리와 세계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 서울샘터교회의 역사 안에서 이 수행의 공동체로 함께 걸어가기 원합니다.

 

 

2013 년 12월 1일 


profile

굶주린 늑대 

2013.12.01 23:36:25
*.18.118.229

다비아 서울오프에서 시작된 서울샘터교회가 5주년을 맞은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예배공동체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모였음에도 
여러가지 어려움과 또 생각의 차이로 인한 아픔이 있다는 현실앞에서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넘어지면서도
영적인 전투를 감당해온 서울샘터교회의 역사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내 안의 그리스도는 때때로 희미하지만,

성도들 안의 그리스도는 언제나 뚜렷합니다.


교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이 고백을 항상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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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2013.12.02 23:22:57
*.34.116.82

먼길 올라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갠적으로 그 유명하신 포크님을 뵈서

너무 감사했어요.

ㅎㅎ 저를 단박에 알아보시겠던지요?

ㅎㅎ 저는 포크님이 적어도 40대는 되신 줄 알았네요.

아, 새파란 청년이시라니!!!^^

대림절 평안히 지내셔요.

profile

은빛그림자

2013.12.01 23:46:29
*.108.173.124

마음이 울컥!

때때로 요동하는 마음 없을 수는 없겠지만

원하는 이 누구든

정 목사님 설교 직접 듣고 싶을 때 들을 수 있는

공간과 여건, 제공할 수 있는 서울 샘터 될 수 있도록

잘 지켜나가고 싶습니다요.

오늘 자리해 주신 분들, 정말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하나님! 서울 샘터 6주년엔 제발 꽃미남 성도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힘 좀 써주이소~~ㅎㅎㅎ

 

무위

2013.12.02 13:59:13
*.154.230.3

profile

클라라

2013.12.02 23:28:18
*.34.116.82

무위 전도사님,

은근히 부럽네요.

인상 좋으시고, 유머짱에 영성짱인 전도사님

계신 대구샘터교우님들이 말씀이어요. ^^

 

먼길 올라오셨는데..

후딱 가셔야해서

그게 참, 아쉽네요. 

전도사님, 고맙습니다.

profile

클라라

2013.12.02 17:10:03
*.34.116.82

우디집사님, 그리고

서울샘터 운영위원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두 집사님(우디&김미숙)

낭송 듣다가 저도 은빛님처럼

가슴이 울컥해서, 하마트면..

진짜 감회가 새롭습니다.

서울샘터가 벌써 5살이나 먹었다니!!

 

정용섭목사님, 정병선목사님,

신완식목사님, 김승국목사님,

서울샘터는 목사님들과 함께였어요.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석진혁

2013.12.02 19:25:37
*.176.143.130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찡합니다. 서울샘터교우님들 한분한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삶의 과제

2013.12.02 20:19:41
*.99.31.30

'돌아보는 글'에서

겨울이 들렸습니다.

하지만 새싹이 움트는 봄도 보였습니다.

그 다음은 그분께 또 맡겨야함을 느꼈습니다.

 

좋은 자리 참석하실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profile

프시케

2013.12.02 21:33:24
*.213.105.54

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이 귀한 공동체를 지키고 또 지켜내시리라 믿고 기도합니다. 

목사님과 이끌어오신 모든 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profile

정용섭

2013.12.02 22:55:30
*.94.91.64

김용성, 김미숙 집사의 낭독을 들으면서

아주 옛날 학생회 시절 교회에서 '문학의 밤' 행사하던 기억이 났어요.

내용도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좋네요.

냉철한 현실인식, 공동체 의식, 수행적 영성에 대한 확인...

서울샘터 교우들의 생각이 이런 정도로 균형 잡혀 있으니

앞으로 흔들리지 않고 제 길을 잘 갈 것으로 보입니다.

흔들리더라도 오히려 더 성숙해지는 과정이 될 겁니다.

앞으로 5년 후인 10주년에 어떤 생각과 글이 나올지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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