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생명과 삶 그리고 죽음

Views 1741 Votes 0 2013.12.04 14:24:00
관련링크 :  

요즘따라 저도 모르게 자꾸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언제쯤 죽을까,

죽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죽음은 슬픈 것인가 기쁜 것인가 등의 생각을 합니다.

 

"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어도 죽는 건 순서가 없다."는 말도 있죠.

나이나 시간이라고 하는 것도 죽음 앞에서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면 갈수록 시간이 참 빠르군요. ㅎㅎ

 

죽음을 생각하면서 동시에 '생명'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생명의 의미, 생명의 가치, 삶의 의미, 삶의 가치 등을 생각합니다.

생명과 삶 그리고 죽음은 모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깊이 고민하고 성찰해야 할 중요한 인생의 주제가 아닐까요?

 

2013년 마지막 달이 되어 생명과 삶 그리고 죽음을 생각하면서

도종환 시인이 쓴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를 감상합니다.

이 시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시의 내용 전문과 시의 내용을 귀로 들을 수 있는 영상도 함께 올립니다.

 

아, 참! 그리고 지나고 나서 보니 제가 다비아 홈페이지에

제 개인의 노래와 낭송 영상을 너무 많이 올렸네요.

도대체 제가 무슨 짓을 한 거죠? ㅎㅎㅎ

이제 다비아 공동체에 덕을 세우기 위해서

저의 노래와 낭송 영상은 이 접시꽃 당신을 마지막으로 끝내야겠습니다.

여기는 어디까지나 공동체의 홈페이지이고 제 개인의 홈페이지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앞으로 저의 노래와 낭송 영상은 더 올릴 것도 없습니다.

레퍼토리가 더 이상 없거든요. ^^

이 게시물 이후로는 신앙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유익한 강의 동영상, 음악 동영상은

가끔씩 올려도 제 개인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은 올리는 일이 없을 겁니다.

그동안 너무 '오버'해서 죄송합니다.

 

<접시꽃 당신 - 도종환 >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 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440195402768996&set=a.104442793010927.5516.100003356200269&type=1&comment_id=1059687&offset=0&total_comments=26#!/photo.php?v=617794841595425&set=vb.100000947433500&type=2&theater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6068 김현혁 선교사님께 신광혜 Dec 16, 2013 1545
6067 솔방울 가습기 file [3] 길위의벗 Dec 14, 2013 4228
6066 교회 고민 [1] 하늘소망 Dec 09, 2013 1891
6065 우주의 구조 [3] 이성희 Dec 07, 2013 1990
6064 책읽기 [6] 정용섭 Dec 06, 2013 2217
6063 내가 나를 감싸안아주기 [3] 첫날처럼 Dec 06, 2013 2498
» 생명과 삶 그리고 죽음 르네상스 Dec 04, 2013 1741
6061 강추, 강추, 강추!!! 정용섭 Dec 03, 2013 1720
6060 서울샘터교회 5주년 예배 사진으로 보기 file [4] 웃음 Dec 02, 2013 2775
6059 서울샘터교회 5주년을 돌아보며... [10] 우디 Dec 01, 2013 2259
6058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2] 달팽이 Nov 29, 2013 1582
6057 침대 조립기 file [8] 정용섭 Nov 28, 2013 2251
6056 신간 - 토라와 정경 [1] 흰구름 Nov 28, 2013 1881
6055 급합니다. 유니스님 도와주세요! file [9] 우디 Nov 27, 2013 2231
6054 기독당 홈피에 이런글이 있네요... 코이노니아 Nov 26, 2013 199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