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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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림일기를 토옹 못 그리고 딴전을 피우다보니
다비아에 뜸한 감이 없지 않네요...
엊그제 또 한 편의 공연을 마쳤습니다.
3년 전 태동한 마을연극 <동동>팀이 세번째 공연을 선보였거든요.
이번에는 용인시에서 지원하는 문화예술프로젝트의 지원도 받았고
학교 시청각실을 벗어나 용인 여성문화회관이라는 큰 규모의 극장에서 공연을 했고
4회공연에 900명 가까운 관객도 동원되었어요. 동네연극치고는 좀 규모가 거창해졌죠.^^
연극을 준비할 때 마다 너무 힘들어서 다음 번엔 못하겠다.. 싶은데
또 공연시즌이 다가오고 대본을 찾고 배역을 선정하고 그럴 즈음엔
다시 또 제 피돌기가 빨라지고 가슴이 뜁니다.
이번엔 뽀글이 파마 가발을 쓰고 완죤 푼수, 4차원캐릭터인 지방대학 이사장 역을 연기했습니다.^^
생초짜지만, 몇 번의 무대를 경험하면서
연극은 참 살아가는 일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우선, 연극은 철저히 현행적 예술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다시 찍을 수도 있고 편집으로 만회할 수도 있는데
연극은 현장에서 보여지는 그대로 일회적이고 즉흥적입니다.
인생도 잘못 산 과거를 되돌려 다시 살 수 없듯이
무대 위에서 실수를 했다해도 주어 담으려 하지 말고
그냥 계속 나가야 한다는 면에서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연기 할 장면을 미리 생각하느라
지금 이 순간의 연기를 놓쳐서도 안된다는 사실...!
그러니까 과거 때문에 끄들리지 말고 미래로 인해 현재를 말아먹는 일 없이
지금 여길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삶과 연극은 매우 상통합니다.
또 하나, 혼자 살아갈 수 없듯이
연극도 혼자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점에서도..
아무리 혼자 하는 모노드라마라 해도
무대 밖에선 조명, 음악, 무대디자인, 분장, 연출등..많은 스탭이 필요하니까요.
관객은 물론이고요...
이런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한 편의 연극을 만들어 내고 한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것 같아요.
아무쪼록 저는 무능한 배우로 살고 싶습니다.
제 삶의 연출자이신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지극히 무능한 배우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영국에 있는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이제사 마음껏 풀고 계시는 건 아닌지요.
가까운데서 공연하셨으면 한번 가볼 수 있었을 텐데요.
얼마 남지 않는 금년 한해,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