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6,606
12월29일(일)
별이 빛나는 밤
지금은 내 시계로 밤 10시44분이다.
방금 밖에 나가 별을 보고 들어왔다.
원당에 이사 와서 좋은 점이 그거다.
별이 보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볼 수 있다는 거다.
현관문만 열고 나가면 된다.
밤에 집으로 돌아올 때도 늘 별빛을 받는다.
놀랄 때가 많다.
저렇게 빛나는 별들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처음 원당으로 이사 올 때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을 하나 구입할까 생각했다.
그렇게까지 극성을 떨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중간한 망원경으로는 별로 효과도 없을 거 같아서 그만 두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구입할 생각이 아직은 남아 있다.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내 고향이 바로 저 별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는 서울이었는데도 별을 자주 보았다.
당시 아이들은 밤늦게 동네에 모여서 놓았는데,
그럴 때마다 별을 보았다.
은하수는 물론이고 별똥별도 자주 보았다.
요즘은 아무리 하늘을 보고 있어도
별똥별(유성)을 보기 힘들다.
유성의 숫자가 줄어들었을 리는 없고,
아마 어릴 때처럼 오래 별을 보지 않거나
대기가 옛날에 비해서 흐릿해진 탓인지 모르겠다.
오늘도 밤하늘에 별이 빛나고 있었다.
예수님 당시에도 그렇게 빛나고 있었고,
앞으로 1만년 후에도 그렇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이 시점에
지구의 한 구석에서 그걸 쳐다보는 나는 누군가?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나 읽고 자야겠다.
며칠전 아이와 함께 별 헤는 섬 증도에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국제 깜깜한 하늘 협회에 가입했을만큼 끝이 보이질 않는 밤의 세상에 익숙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촘촘히 수놓아진 별이 눈에 떨어질듯 아름다웠던 이유는
어둠의 농후함으로 인해 별빛에 더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원당에서 보이는 별을 보며...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을 불러보며...
별 헤는 밤
저는 목사님 덕분에 보이지 않는 별을 기다릴수 없어
별 하나에 내일의 꿈을 담아봅니다.
목사님..
12월 마지막날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