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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공부(2)
신학공부는 목사에게만 필요하다는 주장이
왜 잘못된 것일까?
두 가지 관점만 언급하겠다.
1) 목사와 일반 신자는 똑같은 기독교인이다.
목사도 목사가 되기 전에,
아니 목사로 살면서도 여전히 기독교인일 뿐이다.
목사나 일반 신자나 똑같이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신학이 목사에게만 필요하다는 말은 잘못이다.
일반 신자에게 신학이 필요 없다면
목사에게도 필요 없다.
지금 한국교회는 양쪽 모두에게 신학이 없는 상황이다.
일반 신자들에게 신학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이제는 목사에게 똑같이 적용된 형국이다.
신학이 없는 신자,
신학이 없는 목사,
신학이 없는 교회가 되었다.
그 미래는 모래 위의 집과 같을 것이다.
2) 신학은 하나님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해명하는 작업이다.
이와 달리 신앙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그런데 이해와 믿음은 기독교 영성에서 똑같이 필요하다.
어느 것이 먼저라고 말할 수도 없다.
궁극적으로는 물론 믿음이지만
그 과정에서 이해가 필요하다.
믿음보다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믿음 일원론에 빠져서
믿음의 대상과 그 현상에 대한 이해를 무시하고 있으니,
그걸 바로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비유적으로 설명하면,
신앙은 아이를 직접 키우는 것을 가리킨다면
신학은 육아법, 또는 교육학에 대한 공부다.
육아법을 모르고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지만
아는 사람은 훨씬 바르게 키울 수 있다.
예전에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님이 목회자 세미나를 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남포교회 목회와 신학교 교수 사역을 병행해오셨는데(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 교수직을
작년에 은퇴하셨습니다) 어떤 신학생들이 시험칠 때, 시험지에다 "교수님, 제가 새벽기도하느라고
공부를 못했습니다. 학점은 교수님이 알아서 주십시오."이렇게만 쓰고 정작 써야 할 답은 백지로
해서 시험답안지를 제출했다고 하시며 "저는 그런 신학생에게 당연히 F학점을 줍니다." 하시더군요.
박영선 전 교수님은 신학생들이 신학교를 마치 '목사 면허증' 따러 오는 곳으로 착각들을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하셨더랬습니다
. 어떤 신학교에서는 - 요즘은 신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노트북으로 필
기 등을 많이 하는데 - 수업 중에 교수님이 앞에서 강의를 하시는데 맨 뒤에 앉은 신학생(교회에서는 전도사)
들이 자기 노트북으로 수업내용 필기는 하지 않고 돌아오는 주일에 교회에서 할 설교준비를 열심히(?)
하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신자들도 신자들이지만 한국교회의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이 거의 대부분
신학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저는 차라리 이럴 바에야 신학대학원 입학시험과 졸업시험을 강화해서
들어가는 것도 어렵게 만들고 나오는 것도 어렵게 만들어서 '소수정예들'만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소수정예들'이 어떤 뜻인지는 이해하시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