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행동을 대체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도는 우리 앞의 어둠 속을 비추는 섬광과 같다. 바로 그 빛 속에서 우리는 더듬거리다 넘어지며, 다시 기어오르고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발견하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무엇이며,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기도는 올바른 것을 보게 해주며, 방해하는 것들과 거짓된 것을 드러내준다. 그 밝음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수고하는 일들의 가치, 희망의 범위, 우리 행동의 의미를 바라본다. 시기심과 두려움, 절망과 후회, 고민과 비탄은 우리 마음을 무겁게 내리누르지만, 그 빛에 의해 그림자처럼 사라진다. (66쪽)
위에서 헤셸은 기도를 세 가지로 규정한다. 두 가지는 소극적인 관점이고 한 가지는 적극적인 관점이다. 1) 기도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모든 걸 기도의 문제로 환원시킨다. 목회가 잘 안 되는 것도 기도가 부족한 탓이라고 하며, 자녀들이 말썽을 피우는 것도 기도가 부족한 탓이라고 한다. 오해다. 기도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뤄내는 도구가 아니다. 2) 기도는 행동을 대체하는 것도 아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사회 정의와 평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생각하면 곤란하다. 우리가 사회운동가는 아니지만 기도에 상응하는 행동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헤셸은 킹 목사의 흑인 운동에도 참여했다. 3) 기도는 어둠을 비추는 섬광과 같다. 빛이 비춘다고 해서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걸 인식할 수 있게 할 따름이다. 그걸 정확하게 인식하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할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해 주신 내용을 수일째 대하고 오늘 책을 주문했습니다.
정말 가슴깊이 감동이 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