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
---|
가끔 집 뒷산에 갈 때 나무젓가락과 비닐봉지를 챙겨갑니다.
산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죠.
아, 오해는 마세요.
공중도덕심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제 인격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성질이 그리 무던하지 못한 저는 산길에 버려진 휴지, 귤껍질, 초코렛이나 사탕봉지 등을 볼 때마다
서서히 열을 받다가 던져진 생수병이나 종이 커피컵,
무더기로 흩어져있는 산악회 광고지에 이르르면 육두문자가 마구 튀어나옵니다.
그러니 쓰레기를 줍는 건, 평정을 잃지않고 산길을 걷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해요.
어쨌든,
오늘 오후에도 남편과 뒷산을 다녀오면서 쓰레기를 한 봉지 주웠습니다.
쓰레기봉지를 들고 오던 남편이 말하는 거예요.
"이게 돈이라면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줍겠지?"
"물론이지...!"
그런데 산을 다 내려와서 남편이 젊잖게 거드름을 피우면서
" 이 놔,... 이거 참..., 눈 앞에 있는데 안 주울 수도 없고..." 하며
땅에 떨어진 누런 휴지 하나를 줍는 게 아니겠어요?
5000원 짜리 돈이었어요.ㅎㅎㅎ
내가 재밌고 신이 나서 말했어요.
"여보, 우리 이걸로 빵 사먹자. 하느님이 기특해서 용돈을 주셨나봐.
에고, 이왕 주실거면 좀 더 쓰시지. 오만원권으로 ..ㅋㅋ"
그 말에 남편이 말합니다.
" 그러면 얘네들이 헌금할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셔서 오천원 주셨을 거야."
" 하느님, 헌금 같은 건 안할테니 걱정마시고.. 담번엔 좀 더 쓰셔요~~."
깔깔...
정말루 우린 내일 이걸로 빵을 사먹을 겁니다.
살다보니 이렇게 땡잡는 날도 있네요^^
간혹 꿈에서 동전 줍는 꿈은 꾸는데,
지폐 줍는 건 꿈에서도 안 나오더군요.
저도 산행을 해야 할까봐요.
주님, 자유혼 님에게 오병이어의 역사가... 흠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