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노랫말의 중요성

Views 1623 Votes 2 2014.03.24 13: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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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가 라디오방송을 통해

우리나라 여자 성악가가 우리 가곡을

부르는 것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제 옆에 있던 저의 여동생이

이렇게 한마디 했습니다.

"오빠! 이 성악가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그 이야기를 듣고 웃었더랬습니다.


제가 예전부터 우리나라 성악가들과 대중가수들이 노래부르는 것을

들어오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는데 그것이 뭐냐 하면

"노래는 참 잘하는데, 음악성도 탁월한데 왜 발음이 불분명할까?

 왜 저 사람들 노래는 가사가 잘 들리지 않을까, 노래의 내용과 메시지 전달이 너무 안 된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제가 감히 음악과 노래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은 아니지만

음악과 노래를 워낙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노래하시는 분들의 불분명한 발음과 가사 전달의 미흡함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어떤 분들은 대중가수들이 노래할 때 가사 전달이 잘 안된다고 하시는데

제가 들을 땐 우리나라 성악가들도 우리 가곡, 한국 가곡을 부를 때

몇몇 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더군요.


그 원인은 노래를 하시는 분들이 실력이 없고 무능해서가 아니라

노래를 할 때 노랫말보다는 음악적인 부분에 신경을 더 많이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노래할 때 그리고 다른 사람의 노래를 들을 때 음정, 박자, 악상(셈여림), 호흡, 발성, 멜로디와 리듬 등

음악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노래도 말 그대로 음악이니까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노래를 하거나 들을 때

노랫말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도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예전에 성악가 고 오현명 선생님께서 어느 방송에 출연하셔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우리 가곡 '그 집 앞'을 예로 드셔서 노랫말에 관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 노래의 전체 가사를 보면 이렇습니다.

"오가며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오히려 눈에 띌까 다시 걸어도

 되오면 그 자리에 서졌습니다.


 오늘도 비 내리는 가을 저녁을

 외로이 이 집 앞을 지나는 마음

 잊으려 옛날 일을 잊어버리려

 불빛에 빗줄기를 세며 갑니다."


우리나라 성악가들이 이 노래를 부를 때

"되오면 그 자리에 서졌습니다." "불빛에 빗줄기를 세며 갑니다."

이 가사들에서 '그 자리에', '빗줄기를' 이 부분을 포르테로(세게) 부르는데

원래 악보를 보면 이 부분들에 아무 표시도 없을 뿐더러

가사 자체가 조용한 분위기인데 노래할 때 포르테로 부르면 안된다,

이 부분들은 조용하게, 부드럽게 불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 얘기가 아니라 오현명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

그러시면서 그 뒤에 덧붙이신 말씀이 이것입니다.

"노래는 가사가 더 직접적인 것이다.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을수록

 노래할 때 가사에 더 신경쓰게 된다. 그리고 피아노 반주 같은 경우도

 노래하는 성악가를 따라서 노랫말에 맞게 변주를 하게 된다.

 성악가나 반주자나 악보대로 노래하는 것보다 노랫말의 분위기에 맞게

 노래하는 것이 그 노래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저는 오 선생님의 이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오페라, 가곡, 가요, 동요 등의 노래를 부를 때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를 때도

우리가 찬송시에, 찬송 가사에 보다 더 신경을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어떤 노래를 부르든 발음이 그렇게 정확한 편은 아닙니다.

평소에 개인적으로 노래 연습을 많이 하긴 하지만

음악적인 부분도 그렇고 가사 전달하는 것도 그렇고 아직 많이 모자랍니다.

예배 시간에 찬송가를 부를 때는

일반 노래를 부를 때보다 더 가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찬송 또는 찬양에 있어서 음악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시해서는 안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찬송 가사보다 음악에 더 치중을 하면 우리의 영성에도 아무 도움이 안되고

찬송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많이 부족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노래는 가사가 70퍼센트고 음악이 30퍼센트다!

물론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 '절대 진리'라고 우기는 건 아니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라며 특히 성악이나 대중음악하시는 분들은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옛날에는 시와 노래가 하나였다고 하죠.

시가 노래였고 노래가 시였던 시절이 있었죠.

노래도 음악이긴 하지만 기악과는 달리 성악은(가곡, 가요, 찬송가 다 포함해서)

노랫말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문학과 음악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노래든지 노래를 부르기 전에 노랫말을 낭독이나 낭송해보고 나서

노래를 부르면 더욱 더 그 노래를 잘 표현하고 마음에도 깊은 감동이 있을 것입니다.

찬송가를 부를 때도 마찬가지 원리지요.


노랫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발음을 또박또박 정확하게 하고

노랫말의 분위기에 맞게 음악적인 표현을 하면

어떤 노래를 부르든지 그 노래는 훌륭한 노래가 되고

보다 더 큰 감동을 느끼고 보다 더 기쁘고 행복하게 노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rofile

이신일

2014.03.25 20:51:21
*.163.192.36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그런데 우리말로 노래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우선, 받침이 있고, 경음, 격음이 다 들어가니까요...

발음을 분명히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와 더불어 훌륭한 가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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