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이시영
밤이 깊어갈수록 우리는 누군가를 불러야 한다 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지 않았을 때 잠시라도 잊었을 때 채찍 아래서 우리를 부르는 뜨거운 소리를 듣는다
이 밤이 길어갈수록 우리는 누구에게로 가야 한다 우리가 가기를 멈췄을 때 혹은 가기를 포기했을 때 칼자욱을 딛고서 오는 그이의 아픈 발 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누구인가를 불러야 한다 우리는 누구에게로 가야 한다 대낮의 숨통을 조이는 것이 형제의 찬 손일지라도
언젠가는 피가 돌아 고향의 논둑을 더듬는 다순 낫이 될지라도 오늘 조인 목을 뽑아
우리는 그에게로 가야만 한다 그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부르다가 쓰러져 그의 돌이 되기 위해 가다가 멈춰 서서 그의 장승이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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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된 시 재인용입니다)
나이 먹은 것이 부끄러운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러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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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님이 올려주신 이 시는
오늘 단체 수학여행 중에 사고를 당한 아이들로 인해
마음이 아프고 시린 탓인지
더 진하게 전달됩니다.
이 어이없는 상황 앞에서
말을 잇기 어렵군요.
주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