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사용에 대해
사회자가 위치하는 자리는 강단이 아니라 회중석의 오른 편 통로 앞쪽이다. 목사의 자리는 회중석 왼 편 통로 앞 쪽이다.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순서를 맡은 사람은 가능한 대로 회중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게 좋다. 왜냐하면 회중들의 관심이 사람에게 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길은 강단을 비워놓는 것이다.
강단을 비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예배를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강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는 찬송과 기도다. 회중 찬송을 부를 때 사회자가 강대상 앞에서 큰 목소리로 인도하는 경우가 흔하다. 음감이 좋은 사회자가 찬송 인도를 잘하면 회중들이 은혜를 받기도 한다. 찬송은 우리가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자가 회중을 마주 보고 인도하는 것은 잘못이다. 회중끼리는 보는 게 아니라 모두 더불어서 하나님을 향해야 한다. 기도하는 사람이 강단에 나와서 회중을 마주보고 서서 기도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것도 원칙적으로 보면 잘못이다. 기도는 우리가 더불어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지 대표자가 회중에게 기도의 본을 보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교회에서는 대표 기도자가 회중을 향하는 게 아니라 회중을 뒤로 두고 강단을 향하기도 한다.
로마가톨릭과 정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공간의 전면에 여러 가지 종교적 상징물을 설치하는 게 나름으로 의미가 있다. 회중들이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보다는 하나님께 집중하도록 돕는 장치들이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회는 이런 상징물들을 제거했다. 교파에 따라서 서로 차이가 있다. 재세례파 쪽은 로마가톨릭의 모든 것을 다 파괴한 반면에 루터파 쪽은 상당한 부분을 그대로 보존했다. 지금 한국의 개신교회는 어중간한 입장을 보인다. 지난날 가톨릭 성당이었다가 영주의 신앙에 따라서 개신교 예배당이 된 건물들이 지금도 독일에는 많다. 모양만 보고는 성당인지 예배당인지 구별이 잘 안 간다. 베를린의 돔이 대표적이다.
강단에 사람이 서는 경우는 성경봉독과 설교, 그리고 헌금을 드릴 때와 성찬예식을 집전할 때이다. 성경봉독과 설교는 당연히 회중을 향해서 선포되어야 한다. 성찬예식도 보이는 말씀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집전하는 사람이 회중을 향해서 서야한다. 헌금에 관계된 순서들도 원칙적으로는 회중을 향하는 게 아니라 강단을 향해야 한다.
선포되어야 할 것과 드려야 할 것을 기준으로
구분을 하니 그 모습이 명확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표 기도자가 강단이 아닌 회중을 향해서 기도하거나
혹은 회중을 향해서 찬양하는 모습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와닿는 것을 보면
그동안 이 부분이 알게 모르게 많이 어색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강단을 향해서 기도하는 모습은
고대시대에 제사를 지냈던 모습을 연상케도 하는데요...
강단을 향해 모두가 기도하는 그 시각적인 모습만으로도
예배의 참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늘 좋은 말씀 감사드리구요...오늘도 목사님에게 주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