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위기극복

Views 1972 Votes 0 2014.10.14 23: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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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9시쯤 집에 들어왔습니다.

마침 가족은 모두 외출 중이었습니다.

디지털 열쇄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쯤 전부터 바테리가 다 되었다는 신호음을 들었지만

어느 정도는 지탱해주겠지 하고 바테리 교환을 미루고 있었는데,

어제 밤에 딱 멈춘 겁니다.

집을 한 바퀴 돌면서 열린 창문이 있나,

있으면 넘어 들어가야지 하고 찾아봤지만

어제따라 날씨가 서늘한 탓인지 다 잠겨 있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그래도 비상 조치를 할 수 있겠지 하고,

어려운 일이 터질 때마다 연락을 취하는

대구샘터교회 아무개 집사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말하니,

대뜸 해결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9볼트 전지를 사서 디지털 열쇄 접촉점에 대면 작동한다는 겁니다.

부리나게 북안면으로 차를 다시 끌고 나가서

9볼트 전지와 디지털 열쇄에 갈아끼울 전지를 사왔습니다.

설명을 들은 대로 비상용 전지를 댈만한 곳을 찾아서

전지를 갖다 댔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머리를 굴려가면서 한참 여러 방식으로 시도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현관문이 다행히 칸으로 나뉜 창문형으로 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한 칸의 유리를 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에 집뒤 보일러 창고가 생각났습니다.

그쪽에 집안으로 통하는 작은 창문이 있거든요.

그게 열려 있으면 그쪽으로라도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참 작은 창문을 뜯어내고 있는 중에

아무개 집사에게서 해결됐냐는 연락이 왔습니다.

안 됐다, 그래서 지금 현관 유리를 깨려다가

마지막으로 보일러 실 위 창문을 뚫고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중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열쇄의 고유번호를 알려주면 해결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네요.

고유번호를 찾으려고 비상 후레쉬를 비추면서 열쇄를 찬찬히 살펴보는데,

'비상용 9볼트'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2센티 정도의 거리를 둔 두 개의 접지점이 그것이었습니다.

이미 앞에서 거기에 대고 시도했지만 잘 안 되서 그게 아니라고 생각했던 점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거기에 새긴 글자를 확인했으니

그게 분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9볼트 전지를 거기에 댔지만 역시나 아무 신호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비밀번호 숫자를 눌렀지만 깜깜할 뿐입니다.

은근히 화가 나더군요.

열쇄가 불량이구나, 하구요.

그래도 다시 숫자 판에 있는 번호를 순서 없이 마구 눌렀습니다.

그러자 갑자가 번호판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얼떨결에 누른 * 표시 자판이 비상작동을 하게 한 겁니다.

그 순간에 구원의 빛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다시 *를 누르자

스르르 하면서 열쇄가 열렸습니다.

이 문제로 딱 한 시간 동안 씨름했습니다.

아무개 집사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면,

1) 유리창을 깼거나

2) 높은 곳에 위치한 작은 창문을 넘어들어가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하거나 다치거나 억지로 성공했을 겁니다.

이번 일로 인해서 배운 점입니다.

1) 바테리 고갈 신호가 오면 즉각 간다.

2)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지 않는다.

3) 마지막 결단(유리창 분쇄 등) 전에 10분 이상 기다린다.

구미에 있는 컴퓨터 전공 아무개 집사님, 다시 감사드립니다.


profile

또다른세계

2014.10.15 11:09:35
*.111.68.156

은근 화가 나면서...

번호를 순서 없이 마구 눌렀다에서 웃음과 공감이~ ㅎㅎ

저도 뭔가 갑작스런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을 하거든요~

그래도 유리를 깨지 않고 마무리 되어서 다행입니다.

저도 여기서 교훈 하나...하나님의 신호가 오면 즉각 반응한다~^^



르네상스

2014.10.15 15:46:40
*.201.190.28

목사님, 많이 난감하셨겠군요.

목사님의 글을 읽으니 옛날 제가 학창시절에

재밌게 봤던 텔레비전 외화시리즈 <맥가이버>가 생각나는군요. ㅎㅎ

맥가이버라는 시리즈의 주인공 맥가이버는 별명이 "맨손의 마법사"일 정도로

위기의 순간에 과학, 기술 등을 동원해서 재치있게 위기들을 모면하곤 하죠.

저는 문과 출신이라 그런 쪽으로 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릅니다.

아무튼 일이 잘 해결되어 다행이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

profile

유니스

2014.10.17 13:05:00
*.104.192.112

역시 제가 생각했던 자유의 꿈 집사님....ㅎㅎㅎ
저도 배웠습니다.

무위

2014.10.17 19:35:15
*.154.230.3

정말 대단한 목사님과 집사님이시네요.ㅋㅋ

우리끼리 그 집사님을 부르는 '호'가 있는데,

'다안다' 입니다.

'다안다' 집사님, 모르는 게 없는 듯 싶어요.ㅎ



profile

웃음

2014.10.24 19:59:24
*.35.116.213

목사님 수고하셨네요...ㅎㅎㅎ

 

저는 별생각을 다 하면서 산답니다.

 

그중하나가 바로 현관번호키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살지요.....

왜 번호키를 달았을까? 자동차처럼 리모컨키를 달지....    그리고 왜 건전지로 할까? 충전식으로 해서 전원을 연결해서 자동충전되도록 하지... 자동차도 다 자동충전되는데....

 

종종 그렇습니다.

왜 TV리모컨도 건전지를 넣을까? 옛날 집에서 쓰던 무선전화기처럼 충전기가 따로 있으면 되는데, 그 충전기를 TV본체에 달아두면 좋을것을....    그렇다면 새로나온 좋은 TV는 리모컨의 버튼이 많을 필요없이 리모컨을 스마트폰처럼 액정으로 만들면 될텐데.... 

 

가끔 집에서 리모컨 잃어버릴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리모컨과 TV간에 송수신장치를 넣어서 리모컨이 안보이면 TV에 가서 버튼을 누르면 리모컨에서 벨소리가 울리도록 하고, 야간에는 소리보다 번쩍번쩍하게 빛이 나도록 해서 찾기 쉽도록 만들면 될것을... 하는 생각을 합니다.

 

티브이다 수백만원 수천만원 하는것은 리모컨도 스마트폰처럼 생겨야하고 어플 등으로 채널도 바꾸고 다른 기능도 사용하면 좋을텐데요...

 

혹시 삼성 엘지 관계자들 이글 보고 그냥 써먹으면 안됩니다. 대형 UHD TV 한대 꽁자로 주셔야 합니다.

 

 

profile

정용섭

2014.10.24 22:30:41
*.94.91.64

와, 아이디어가 반짝입니다.

발명 콘테스트 같은 데 한번 나가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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