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2)
이제 내가 죽음을 정말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해보겠다. 우선 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죽음에 대한 몇 가지 에피소드를 기억해내야겠다. 첫 경험은 어머니의 죽음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다. 7남매를 낳으셨지만 육이오 때 하나를 읽고 막내가 겨우 한 살을 넘긴 40대 초반의 어머니는 뇌수술을 크게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돌아가셨다. 그 과정에서 기억나는 건 별로 없다. 몇 장면이 오래된 영화의 스틸 자신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열 살 정도 나이 차이가 나는 큰 누님의 손에 끌려 다른 곳에서 요양하고 있던 어머니를 찾아갔다. 그분은 앉은 채 방문을 열고 우리를 맞았다. 그 모습이 나에게 너무나 낯설었다. 반쯤 풀어헤친 긴 머리카락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오래 머리를 감지 않은 탓인지 끈적거려보였다. 어머니에게 가서 안기라는 누님의 말을 들었지만 한발자국도 내딛지 못했다. 왜 그랬는지 아직도 이유를 알 수 없다. 어머니에게 대한 기억이 그 외에 한두 개밖에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어머니가 요양 하느라 우리 가족과 오래 떨어져 지내셨는지 모르겠다.
철이 없었던 탓인지 모르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상실감을 당시에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얼마 뒤 학교에 갔을 때 담임선생님이 반 친구들에게 ‘용섭이 어머니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단다.’ 하고 말씀하셨다. 장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가족과 친척들을 반갑게 맞으러 힘차게 달려갔던 내가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어머니를 일찍 여윈 상실감은 아주 천천히 오래 동안 나의 무의식에 자리하고 있었다. 죽음은 극한의 상실감이 아니겠는가.
http://youtu.be/QvFLBs9S8FY
목사님의 죽음에 대한 개인적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내 기억에 아스라이 떠오르는 샹송 하나가 있군요
다시 들어보면서 노래의 '고독' 이란 단어 대신
각자의 운명적 단어를 하나씩 집어 넣어 불러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죽음, 부활, 어머니, 예수....
고독이라는 친구가 있어 절대 외롭지 않다
MA SOLITUDE
나의 고독
(Georges Moustaki)
Pour avoir si souvent dormi
Avec ma solitude
Je m'en suis fait presqu'une amie
Une douce habitude
나는 고독과 함께
너무 자주 잠들었기 때문에
나는그 고독을 달콤한 습관삼아
항상 애인 처럼 지내지
Elle ne me quitte pas d'un pas
Fidele comme une ombre
Elle m'a suivi ca et la
Aux quartre coins du monde
그 고독은 나를 한 발도 떠나지 않고
그림자처럼 충실하게
여기 저기 세상 구석 구석까지
나를 따라 다녔지
Non, je ne suis jamais seul
Avec ma solitude
아니, 나는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
나의 고독과 함께라면
Quand elle est au creux de mon lit
Elle prend toute la place
나의 고독이 내 침대에 누우면
그 녀는 내 자리를 모두 차지해 버리지
Et nous passons de longues nuits
Tous les deux face a face
Je ne sais vraiment pas jusqu'ou
Ira cette complice
Faudra-t-il que j'y prenne got
Ou que je reagisse?
그리고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며
우리는 긴긴 밤들을 보내지
나는 이 은밀한 공범과
어디까지 가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
나는 그녀를 받아 드려야 하는 걸까
아니면 저항을 해야 하는 걸까?
Non, je ne suis jamais seul
Avec ma solitude
아니, 나는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
나의 고독과 함께 라면
Par elle, j'ai autant appris
Que j'ai verse de larmes
Si parfois je la repudie
Jamais elle ne desarme
나의 고독을 통해
내가 눈물을 흘린 만큼
나는 성숙해 졌지
때로는 나는 그녀를 외면했지만
그녀는 나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지
Et si je prefere l'amour
D'une autre courtisane
Elle sera a mon dernier jour
Ma derniere compagne
그리고 내가 때로는 다른 것의
사랑을 더 선호 했지라도
나의 마지막 날에는 결국
그녀만 나의 최후의 동반자로 남겠지
Non, je ne suis jamais seul
Avec ma solitude
아니, 난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
나의 고독과 함께라면
Non, je ne suis jamais seul
Avec ma solitude
아니, 난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
나의 고독과 함께라면
일찍 어머니를 여읜 어린 아이의 무의식에
자리잡은 상실감은 어떤 형태로 표출 되어질까.. 긍금하기도 하면서
죽음이 극한의 상실감이라는 말씀이
너무나 공감이 갑니다.
저도 새로 시작하신 이번 주제,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