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
---|
얼마 전에 정용섭 목사님께서 추천해주신
일반 도서 중에서 '나는 읽는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시사주간지인 '시사인'에서 편집장까지 지낸 문정우 기자가 쓴
서평도 아니고 칼럼도 아닌 요상한(?) 책인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그 동안 내가 정말 책을 읽지 않았구나 하는 자책감(?)도 생기고
세상과 사람과 삶에 대한 다양한 내용과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 좋습니다.
글솜씨도 뛰어나서 늘 읽을 때마다 도서 구입의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게 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야기 중에.. 제가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와 울트라마라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가 필력이 미천해서 내용을 그대로 옮깁니다. 덕분에 요즘 짧은 거리는
달려보기도 합니다...달려보니 생각보다 기분이 상쾌한 것도 같습니다~^^
-----
딱 한 번 그는 1백 킬로미터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했다.
1996년 6월 23일 일본의 사로마 호수 둘레를 도는 레이스였다.
55킬로미터 지점부터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다.
육류 다지는 기계 속에 빠진 쇠고기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나는 기계다. 하나의 순수한 기계다.
기계니까 느낄 필요가 없다.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고 되뇌었다.
체내의 모든 기관이 강한 불만을 품고 반란의 기미를 보였다.
그런데 75킬로미터 부근에서 뭔가 슥 하고 빠져나갔다.
마치 돌벽을 빠져나가는 것처럼 저쪽으로 몸이 통과해버렸다.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그런 것조차 머릿속에서 대부분 사라졌다.
그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지만 이상하다는 것조차 느낄 수 없었다.
그날 11시간 42분 만에 1백 킬로미터를 완주한 뒤 과장해서 말하면
그는 '약간 다른 장소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느낌 속에 산다고 한다.
또다른세계님, 저는 책을 읽는 축에도 못 낑깁니다. 독해력도 형편없고, 그러니까 속도도 자연히 떨어져서 한권 붙들면 거의 두어달은 씨름하네요. <고백록>도 성한용역으로 읽다가 좀 감질나는 것 같아(너무 매끈하게 번역된 게 의역이겠다 싶어^^)최민순신부 역본을 구해서 읽는데, 5,60년대 문어체에다가 깨알같은 글자에 세로쓰기라 맨날 제자리 걸음이어요. 그래도 좋긴 하네요. ^^그 책 읽으면서 내친김에 에카르트 책 서너권을 구입해서 읽고는 있습니다. 여전히 속도는 안 나가고요. 그래도 제가 아주 즐겁게 읽는 책이니까 좀 소개를 해 볼께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독일어설교1/마이스터 에크하르트 독일어 논고/마이스터 에크하르트(게르하르트 베어지음,모두 이부현 옮김으로 되어 있네요. 그리고 틈틈히 월터 윙크의 <참사람>을 읽고 있습니다.
아참, 하이데거도 다시 집어들었습니다. 제가 보는 책은 <숲길>입니다.
저도 진작 왜 책을 안 읽었나 엄청 후회하고 있답니다. 이제사 읽으려니 머리도 안 따라 주지만 눈은 더 안따라주네요. ㅎㅎ
아이꼬.. 제가 그걸 우찌 알겠는지요!!
저도 닥치는대로 읽고 있는거랍니다. 그래서 어려운지 쉬운지도 몰라요.
글구..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모르고요. 다만 읽다보니 '결'이랄까?
그런 게 작년보다는 쪼매 나아진 것도 같고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저 이렇게 책 읽는 것 보면, 에크르트 선생님 혀를 차시겠지요?
우째.. 고따구 밖에 이해를 몬 했을꼬?
사실, 논고집 맨 첫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이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 신경 쓰지 마라. 왜냐하면 인간이 이 진리와 같아지지 않는 한,
그는 이 가르침을 알아듣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진리는 신의 마음으로부터 매개 없이 도래하는 감추어지지 않고 드러나 있는 진리이기 때문이다."-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어마무시하지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두드리는 수 밖에요. 위에 세권 읽어보시어요. 글구.. 후기 좀 올려 주세염..^^
오래전 독일 환경부(?) 장관이었던 무슨 피셔라는 사람이 쓴 <나는 달린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거기에서 러너스 하이라는 말을 배웠습니다. 아마도
일종의 황홀경 상태를 말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면 그러한
무아지경 또 그 상태를 즐기는 지경에 이르지 않나 싶네요.. 오로지 일에 몰두해 있는 분
들이 부럽습니다. 하루키도 그 단계에 이른 분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