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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18)
만약 내게 죽음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구약성경에 나오는 무두셀라처럼 969세까지 산다면 행복할까? 내가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축복을 받았다면 어떻게 될까? 나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그걸 축복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죽음이 없는 삶은 오히려 저주다. 그런 저주로부터 벗어나는 게 죽음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구원이라는 말이 된다. 이런 말이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겠다. 죽음은 어떤 이유에서도 미화될 수 없다고 말이다. 나는 죽음을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죽음 없는 삶이 무조건 행복한 게 아니라는 역설을 말하려고 그런 극단적인 예를 든 것뿐이다. 어쨌든지 여기서 분명한 것은 오늘 현재의 삶도 죽음을 전제할 때만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중세기 유럽 사람들은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라는 문장을 자주 사용했다. 어떤 하인이 왕, 또는 장군에게 한 말로 전해진다. 교만하지 말라는 뜻이다. 죽음을 기억할 때만 삶을 바르게 살아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십자가에 처형당한 예수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그의 죽음은 곧 하나님의 죽음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십자가에 처형당했다는 엄중한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좋으리라.
녜, 목사님
memento mori.
저는 산청교회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매주 교회 갈 때마다 교회 입구 코스모스 밭에 모셔둔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 수목장 나무를 가장 먼저
스쳐 지나가게 됩니다.
교회 화장실 뒷문을 열면 그기에는 제가 13년 키웠던
강아지 "짱"의 묘도 볼 수 있습니다.
매주 죽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큰 복을 누리고 있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