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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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내가 참여하는 모임에서 자신의 한해를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올해 내가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내면적인 생활" 에 조금은 더 익숙해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매일은 아니지만 올 해는 아침 이른 시간에 책을 보거나, 묵상을 하며 하루를 정리하거나 준비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어요. 그 시간들이 나에게는 참으로 보석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내면적인 생활은 나로 하여금 외적인 것들로부터 초래되는 분노, 격정으로부터 조금은 더 자유롭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또한 일상을 훨씬 덜 무미건조하고 덜 단조롭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구요.
또한 일보다는 관계성에 더 집중하게 해주어서, 원래 알던 사람들과 더 깊은 관계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어요. 가장 구체적으로는 아내, 하윤, 연우, 그리고 친구들... 물론 안타깝게도 서로 색깔이 뚜렷해지면서 더 멀어지게 된 사람들도 있지만....
또한 일차적인 욕구를 비롯한, 나에게 있어서 정말 없어서는 안될 것만 같던 중요한 문제들이 "진짜 중요한 문제들" 에 비해서 덜 중요해졌어요.
그리고 올 한해는 책 읽는 재미를 제대로 알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하윤이 엄마는 나를 보면 더 아이 같은 느낌이라고 합니다. 뭐가 그렇게 기쁜지,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뭐가 그렇게 의미가 있는지 항상 눈이 반짝 반짝 거린다고... 하윤이 연우가 아빠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고... 자기도 덩달아 전염되는 거 같다고...
모든 것이 은혜인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저도 올해는 좀 차분하게 보냈습니다.
내면의 파도가 좀 잔잔해졌다고 할까요?
작년에 에크하르트를 소개하셨을 때,
이 책을 내가 어케 읽냐? 이런 마음이었는데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하두 씨름하다보니 올해엔 쬐매 읽기가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책읽기의 재미, 맛은 통 모르고 읽네요.
그저 공부못하는 애들 딥따 파듯이, 그러다 지치면 내동댕이 치고요.
그럼에도 이런 영적거목들은 저를 몸살나게는 하네요.
아마 영성의 깊이에 매료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아, 그리고, 한가지는.. 거목들끼리는 서로 통하더라.. 이것도 큰 수확이네요. ^^
우얗든.. 제가 먼지만 쌓였던 에크하르트를 손에 잡을 수 있게 해 주신
첫날처럼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참, 융도 큰 도움 되었습니다.
일년 동안 첫날처럼 님이 행복하게 사신 게 눈에 선하군요.
아마 작은 것에서 기쁨을 느끼시니 그렇게 되겠지요.
내년에도 그런 행복이 더 넘쳐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