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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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 아래층에 노부부께서 사십니다.
이 분들은 지난 한 해 여러 차례
직접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를 봉지에 넣어
저의 집 현관 문고리에 걸어 놓으시곤 했습니다.
벨을 누르지 않고 걸어놓으니 처음에는
누군가 궁금해하다 그 분들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사 오신 지도 얼마 안 되어 서먹하고 낯이 선데
저는 왠지 마음이 불편하였습니다. 일부러 내려가
인사할라치면 안 계시고.. 그래서 뭔가 보답을 해야하는 것 같아
저도 간단한 걸 드리곤 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나 대가없이 뭘 받는다는 것이 은근히 마음쓰이고 이제
그만하셨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히 들때도 있더군요.
그런데 이달 초 급히 일이 있어 열흘 정도 집을 떠나있다 왔는데,
집 안 한 쪽에서 배추 한 보따리가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들여놓은지 오래되었는지 벌써 반은 상해 있었습니다.
......
왜 그렇게 미안하던지요. 그리고 지난 한 해
텃밭에서 난 소출을 아낌없이 나눠주신 그 마음이 새삼
따뜻하게 다가왔고 그 마음 쓰심이 고마웠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받았으니 드린다'가 아닌
진심어린 감사를 담아 작은 케익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래서그런지 올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여느 때보다 따뜻해졌습니다.
배추는 잘 다듬어 냉장고에 보관중입니다.
식구들 모두 모였을 때 육개장 끓여먹을 예정입니다.ㅎ
예수오심을 감사합니다. 그리고
올 한 해도 다비안으로서 많은 기쁨을 누렸습니다.
배추로 육개장을 끓이나요?
된장 배추국을 끓이는 줄 알았는데요.
연말에 따뜻한 사랑이 오가는 걸 보니
제 마음도 따뜻해지는군요.
금년 마지막 주일인 내일 교회에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