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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구원(1)
‘목사공부’를 금년 말까지로 정리해야겠다. 마지막 주제는 목사의 구원이다. 목사로 평생 살아온 나는 구원받을까? 이것은 나 자신을 향한 신앙양심의 소리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매 주일 설교할 뿐만 아니라 구원 공동체인 교회를 꾸려가야 할 목사는 숙명적으로 이런 질문 앞에 벌거벗고 서야 한다. 목사라는 직책, 목회의 업적, 신학적 사유 능력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게 쉽지 않다. 이런 것들에만 몰두한 목사는 그것을 내려놓을 수 없다. 사람은 대개 자기가 살아온 그대로 세상을 본다. 웬만해서는 다른 시각이 열리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목사는 구원 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에 놓인 사람이다. 일반 신자들은 그래도 자신의 구원에 대해서 성찰할 순간이 있지만 목사는 그게 없다. 교회 업무에 그의 영혼이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목사는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너무 당연시한다. 자신이 구원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특히 목회에 성공한 목사들에게 그런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넘치는 자신감으로 다른 사람들을 향해서 구원받으라고, 구원받은 증거를 대라고, 그러니 교회에 충성하라고 다그친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를 때가 많다. 그래도 한국교회 신자들은 그런 설교에 은혜를 받는다고 한다. 목사인 나는 구원받았을까?
많은 기독교인들은 내 인생의 주인은 누구죠? 라는 질문에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아닌 주님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인생의 주인은 주님이라고 대답하는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그 말 뜻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을 주(Lord)라고 하면서 주님의 종이라고 하지만 본인들 스스로가 과연 그러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아니 그 이전에 하나님을 내 인생의 주님으로 모시고 사는 삶이라는 것 자체가 무엇인가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이라고 하는데 많은 경우 자신의 고집이나 확신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합리화하거나 주장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또 종종 본인이 직접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류의 이야기도 있구요. 적잖은 경우 말씀하신 목사님들의 목회활동도 크게 벗어나지 않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