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25)- 남매
2년 전 처음 이곳으로 들어올 때는 우리 동네에 남매가 살았다. 마을 한 가운데 있는 집에 사는 아이들 노는 모습이 내 서재에서 바로 아래로 내려다 보였다. 오빠는 초등학교 3학년 쯤 되고, 누이는 1학년, 또는 바로 그 아래로 보였다. 그들 남매는 늘 어울려 지냈다. 동네에 친구들이 없기도 했지만 사이가 좋아보였다. 집사람과 나는 그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하곤 했다. 몇 번인가 장 보러 갔다가 아이들을 위해서 과자를 사다 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에는 칠십 가까이 되는 노파가 산다. 언젠가 한번 기회가 있어 아이들이 어떻게 여기서 살게 됐느냐고 물었다. 싹싹하게 설명해주셨다. 아이들은 손자 손녀다. 며느리가 집을 나갔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아버지인 아들은 슈퍼마켓 책임자로 일한다. 슈퍼마켓 일이라는 게 밤낮 눈코 뜰 새 없는 거라서 아이들을 보살피기 어려워 이렇게 할머니 혼자 키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들은 한 달에 한두 번 와서 아이들을 보고 갔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궁금하게 생각하던 차에 지난 구정 즈음한 동네 모임에 갔다가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모임에 아이들의 삼촌이 성묘 차 고향에 왔다가 들렀다. 삼촌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들 아버지가, 그러니까 이 사람의 형일 텐데, 아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갔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어머니가 돌아왔는지, 재혼을 한 건지,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직장을 구한건지, 자세하게는 묻지 않았다. 어쨌든지 시골 할머니 댁에서 몇 년 지내면서 심심해하던 아이들이 이제 도시에서 살게 되었으니 아이들에게는 잘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원당에는 다시 아이들 없는 마을이 되고 말았다.
목사님도 아시지만 지도 서울주변이지만 외딴곳에 삼니다
주위에서 보면 가장 불편한점이 아이들 등하교입니다
옛날같이 먼 길 걸어서 다니게 할 수도 없고 일일이 등하교 시키려면
보통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젊은부부들은 편리한 아파트를 선호하는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시는것을 보니까
목사님도 손주 보실때도 되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