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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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우리 매제는 성철 스님 법어집, 법정 스님 책, 영성가들의 책들을 읽으며 종교와 궁극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구요, 원래 교회는 다니지 않았지만 제 동생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지금 제가 다니는 교회를 한동안 다니게 되었습니다.(뭐 그런 거 있잖아요, 마누라한테 이끌려서 교회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거 ㅋㅋㅋ)
그러던 중에 제 동생은 중대 결심을 하게 되었죠, 더 이상은 이 교회를 다닐 수 없겠다는... 저도 그 마음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매제가 엄청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았었거든요. 저같이 교회라는 문화 속에 쩔어 있어서 "원래 이 교회 바닥이 이런 거지 뭘 더 바라겠나" 하면서 떠나지도 못하고 제 살길 찾아서 살아가는 사람들, 기독교가 종교라기 보다는 그냥 문화로 느껴지는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 매제는 기독교 문화에 익숙하지도 못했고 더 궁극적으로는 어떤 마음 속 깊은 목마름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동생이랑 매제는 이 교회 저 교회 찾아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저의 소개, 그리고 이미 샘터 교회에 둥지를 튼 친구 부부의 권유로 최근에 샘터 교회를 첫 출석 했다고 들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동생은 샘터 교회에 이미 한 번(?) 간 적이 있고, 매제가 처음이었죠.
이 번 1월 1일에 동생 가족들이 저희 집에 와서 오래 놀다가 갔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샘터교회에 갔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매제는 처음 우리 교회에 나오면서 상당히 고통스러웠나보더라구요. 일단 설교 자체가 예수, 하나님, 성령, 부활 같은 용어의 버무림으로 궁극적인 것의 탈은 쓰고 있지만, 전혀 궁극적이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는 너무나 일상적이다 못해, 사회에서 들어 보는 일반적인 강연 보다도 질이 떨어지는 - 유식하거나 학적이어야 질이 높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딱 깨놓고 말해서 저질이라는 이야기입니다 - 그런 상황이 너무도 당황스러웠었나 봐요. 맨날 하는 이야기는 감사가 봉사와 헌금으로 이어져야 한다느니, 주일 성수를 강조 하면서 교회 모임에 자주 참석해야 한다느니 하는 "우리교회맨" 들의 멤버쉽을 강화하는 그런 쪽으로만 주류를 이루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우리교회맨" 들만이 들을 수 있는 설교라는 생각이 들더라네요. 저는 깊이 공감했습니다. (사실 우리 교회 뿐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의 교회는 "우리교회맨" 양산의 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우리교회맨"은 삼성맨들처럼 기업의 CEO에게 최종적으로 충성을 바치는 시스템이구요)
자기는 도저히 우리교회맨이 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샘터 교회를 가서 예배를 참석하고 설교를 들으면서 새로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말하자면 "나도 이제는 정말 신앙을 가질 수 있겠다" 는 가능성과, 그 간에 잃었던 자신감을 발견하게 된 거라고나 할까요? 목사님의 설교는 기독교적이었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이 들어도 마음에 공감이 충분히 가능한 설교였다고. 목사님의 설교는 "우리교회맨" 들의 결속을 다지면서 아닌 사람들을 배제하는 설교가 아니라 지나가다가 무심코 예배에 참석했더라도 그런 사람들이 끌리도록 마음으로부터 초대하는 설교였다는 느낌이 들었대요. 저는 매제에게 그 이유를 정 목사님의 설교는 기독교라는 특수성에 충실하면서도 진리의 보편성과 절대성으로 잇닿아 나아가는 설교라서 그렇다고 이야기 해주니 크게 공감을 하더군요.
매제가 매주 나올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마음에 깊은 임팩트를 받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신앙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구요. 목사님과 샘터교회 교우님들 모두께 감사드립니다.
한편 너무나 답답하고 분노스러운 것은 예수를 전한다는 교회가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웃지 못할 상황이에요... 저야 뭐 요즘은 "신년 감사 헌금 내는 액수의 100배 만큼 올해 벌 거" 라는 개솔이 설교를 들어도 면역력이 생겨서 전혀 개의치 않고 알아서 은혜 받고 교회에서는 사람들과 코이노니아를 하면서 살아가지만, 신앙에 대한 궁극적인 관심을 가진 초심자들을 질리게 만들고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기성 교회의 존재 이유를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와~~ 우리나라도 외국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아요. 미국의 많은 지성인들이 더 이상 수준이하의 교회를
다닐 수 없어 떠나갈 때에 폴틸리히가 그들의 발목을 붙잡았다고 합니다 . 시대가 확실히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