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다녀와서...
어제 영천에 있는 아무개 안과에 다녀왔다. 대략 한 달 전부터 오른쪽 눈에 검은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컴퓨터 화면을 너무 오래 들여다봐서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는 점이 두 개로 늘었다. 크게 불편한 거는 없었다. 집사람이 가보라고 성화이고,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면 테니스를 못할 텐데 하는 걱정도 있고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안과를 찾아갔다.
내가 찾아간 안과의 풍경이 좀 웃기는 시추에이션이었다. 그걸 일일이 묘사하기도 힘들다. 한 가지만 말하면 이렇다. 간호사로 보이는 여자가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보통은 간호사 복장을 하기 마련인데 이 여자는 평상복이었다. 그리고 친구인지 누군지, 그 앞에 서 있는 비슷한 또래의 여자와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내 뒤에 오는 손님에게도 인사를 하기는커녕 계속 수다였다. 손님이 먼저 인사하고, 갈 때도 손님이 먼저 인사했다. 수다의 내용은 화장품, 뜨개질, 친구 등등이었다. 수다가 본업이고 사무와 간호업무는 보조처럼 행동했다. 안방에 앉아 있거나 커피 집에 앉아있는 포즈다. 그래도 밉상은 아닌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 안과는 담당 의사의 이름을 가졌다. 이름만 보고 처음에는 남자로 생각했는데, 막상 진찰실에 들어가니 모범생답게 착실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의사였다. 첫 느낌으로는 저분이 간호사인가, 했다. 그 옆에 평상복을 입고 진찰을 돕는 남자가 서성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지 진찰을 주도하는 여의사가 친절하게, 그러나 의학 교과서를 읽듯이 내 질환을 설명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검은 점이 보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노안의 한 증상이고, 다른 하나는 혈관출혈이다. 출혈일 경우에는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해야 한다.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 심층 검진을 했다. 시간은 20분 정도 걸렸다. 마지막 검사는 약물을 미리 넣어두었던 내 눈동자를 의사가 직접 들여다보는 것이다. 내 얼굴에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까이 와서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결과는 노안이다. 안구 중심에는 투명 젤이 채워져 있다고 한다. 거기에 부유물이 끼어서 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치료 방법은 없고 그냥 적응해야 한다. 앞으로 점들이 수십 개, 수백 개로 많아지면 일상생활이 크게 불편하니 수술을 해야 한다. 오늘 보니 점이 세 개로 늘었다. 몇 개까지 늘어날지 기대가 된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면 테니스를 못할 텐데 하는 걱정도 있고 해서' 라는 대목에서 빵 터졌습니다.
저도 어깨뼈가 뾰족하게 기형으로 자라, 이것이 어깨 회전근개(4개 중의 하나인 '극상근'이라고...)를
지속적으로 파열시켰고, 파열 정도가 심해 지난 연말에 수술을 했습니다. 아직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착용하라는군요. 그 이후에는 2 달 동안 스스로 재활운동을 해야하구요.
라켓 손 놓은지도 한 달이 넘었네요. 재활하는 동안에는 '왼손'으로 한번 쳐볼까 하고 가볍게 고민 중입니다. ㅋ
그리고 목사님의 눈에 보이는 점이 몇 개까지 늘어날지를 기대하신다는 말씀 또한 목사님의 세상에 대한 觀을
다시 느끼게 하는 말씀입니다.
여하간 점이 너무 많이 보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테니스 치는데 지장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