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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읽기(3)
기생 기화의 원래 이름은 봉순이다. 최참판댁 서희보다 두세 살 위지만 어릴 때부터 서희를 ‘아씨’라 했고, 서희는 봉순이에게 하대했다. 주인과 종의 관계다. 나이가 들면서 봉순이는 같은 머슴으로 지내던 길상을 좋아한다. 그러나 서희에 대한 길상의 마음이 각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타고난 끼를 발휘해서 노래하는 기생이 된다. 서희는 길상과 결혼한다. 기화는 예쁘고 노래 잘하는 기생으로 잘나갔다. 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끌었다. 그러나 결국은 기구한 인생을 살다가 아편쟁이가 되어 섬진강에 몸을 던진다. 기화보다 세 살 어린 석이는 기화를 짝사랑했지만 기화는 다른 남자를 선택했고, 다른 남자는 독립 운동을 하겠다는 명문으로 기화를 버리고 간도로 떠났다. 석이는 양반들의 행태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기화의 운명 앞에서 절규한다.
‘도대체 진실이란 무엇일까? 진실을 위해 진실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하물며 평정을 위해 진실을 희생하는 것은 모순 이상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람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고 한다. 사람의 도리는 무엇이며 ... ... 약자를 희생시켜온 것이 대부분 도리가 아니었더란 말인가? 사내답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 약자를 보호하기보다 약자 위에 군림하는 것을 두고 사내답다 해오지 않았던가?’(11권 362)
청년시절 드문드문 토지를 읽다가...
작년인가 원본에 충실한 토지가 20권으로 다시 편집됐다는 내용을 뒤늦게 알고
정확히 4권까지 읽고 다시 흐지부지 됐었는데요...
목사님께서 이렇게 토지를 주제로 연재까지 해주시니 다시 5권부터 구입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봉순이, 길상이, 서희... 정말 추억이 묻어나는 반가운 이름들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