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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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病에 걸렸다면서 치료받으러 온 환자 이야기다. (병원에도 다녀보고, 절에 가서 천도제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서 침이라도 맞아볼까 해서 왔다고 한다.)
이 분은 어느 순간부터 저녁만 되면 자기에게 말을 걸어오는 한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겁에 질려서 그 목소리에 사로잡혀버리게 되었단다.
나에게 이야기하기를 그 목소리는 자신에게 "왜 점보러 안가느냐? 빨리 무당에게 가달라"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한다. (이건 어쩌면 스스로 무당을 찾아가고 싶은 무의식의 표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다.)
처음에는 약간 소름이 돋았지만, 정신차리고 찬찬히 질문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나는 왜 그 목소리에 사로잡히게 되었는지 물었고, 그 분은 "그 목소리는 나보다도 나를 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벗어날 수가 없다" 라고 체념조로 말씀하셨다. 그 분의 얼굴은 겁에 질린 모습에 수심이 가득한 모습이었고, 그 입은 바짝 바짝 타들어갔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썩 확신 있지는 않았지만 그럭 저럭 확신있게...)
"어머님. 그 목소리는 어머니 무의식의 한 부분이에요. 그 무의식이 어머님의 자아가 약한 틈을 타서 독립(탈출)하게 되면서 의식의 표면으로 드러나 어머니를 장악하게 되어버린 거죠. 그 목소리가 어머니를 너무나 잘 아는 건 그 것 또한 어머니 자신이기 때문이에요"
그 분은 약간 의아해 하셨다. (더 쉽게 설명을 못해서 좀 아쉽긴 하다.)
"어머님. 저녁에 혼자 계시지 말고 친구든 누구든 항상 옆에 있도록 하세요"
그러자 그 분은 "홀로 되어서, 그 누가 내 옆에 있어줄 사람도 없어요. 그리고 그 목소리는 나한테 절대로 누가 옆에 있게 하지 말라고, 그리고 밖에도 나가지 말라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나갈 수가 없어요" 라고 말했다.
나는 어머니에게 "힘들겠지만 그 목소리의 장악, 사로잡음으로부터 벗어나시기" 를 주문했다.
워낙에 피암시성이 강한 분이라서 일단 내 쪽에서 암시를 걸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예전에 도깨비 불에 홀린다는 것도 비오는 날 묘지 근체에 뼈의 인 성분이 물과 만나면서 발광을 일으켜서 푸른 빛을 일으키는 것에 혼자 지레 홀려서 온 동네방네 다 뛰어다니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틀에 한 번씩 오시라고는 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저도 그래서 앞으로 전도(?)를 해볼까 합니다. 교회에 사람 모으기 위한 전도가 아니라 스테이트루 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분이 정말로 행복하기 위한 전도를 말이죠.
하나님, 예수, 그리고 성령이라는 이 말들이 원래적 의미로 저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몰라요. 우리 존재의 아버지, 뿌리로서의 하나님, 나의 형제이자 벗 예수, 그리고 모든 만물을 통하여 소통하며 일체가 사랑 안에서 하나임을 느끼도록 공명하게 하는 성령... 사실 우리의 영적인 세계의 실체를 이 말들처럼 더 간명하게 더 잘 설명하는 말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럴 때 저는 어쩔 수 없는 그리스도인임을 느끼게 된답니다.
환자가 참 외로운 분인 것 같았습니다. 정신과 치료도 받아보셨는데 허사였는 것 같고, 굿은 하고 싶어도 돈이 없는 것 같고, 절에서 하는 천도제는 굿만큼 경제적으로 부담스럽지는 않아서 하셨나 본데 그 것도 신통치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단골이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를 찾은 거 같은데, 저도 좀 무모하게 덤빈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일단 제가 할 일은 그 분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성령의 개입하심을 빌고, 만날 때 마다 침을 빌미로(?) - 침이라고 해서 신경정신과 질환에 완전 허당인 것은 아닙니다 - 대화를 시도하면서 그 분에게 꼬여 있는 실타래를 한 번 풀어주는 것이 아닐까 해요.
밖으로부터 들어와서 나를 사로잡았다는 망상(?)을 해체하고, 이 또한 결국은 나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직시하도록 만들어드리고 싶네요. 그 분께도 말씀 드린 것처럼, 물에 빠져 허우적 대면서 내가 물귀신에 사로잡혔다 생각할 것이 아니라, 물에 빠져들게 하는 건 알고 보면 허우적 대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바로 보게 해드리고 싶고, 또한 물에 나 자신을 맡기면 결국 물이 내 몸을 뜨게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쉽지는 않겠지만 그 사실이 몸에 체득이 되도록 해드리고 싶어요.
예전에 패닉 디스오더 환자분도 결국은 그 사실을 몸으로 체득하시더군요. 그 것을 체득하시기까지 참으로 지난한 세월이 요구되었지만 말이에요. (요즘은 구민운동장에 운동하러 나가면 열심히 운동하시다가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기독교 신앙이 있으신분이 좋으셨을 뻔했네요.
전도해보세요 ㅎㅎ
혹 불교라도 괜찮을 거 같아요.
불교수행에 관심있을 때,
위빠사나 혹은 호흡명상하다보면
마음에서 떠오르는 것들 중 많은 부분이 과거의 상처들,
정말 이렇게 사소한 것 까지도
내가 기억하나 싶을정도로 작은 부스러기까지 보이더라고요.
그게 보이면 나를 긍휼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아무쪼록 환자분이 쾌차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논외로, 저도 좀 신끼가 있는가 싶은게,
정신과적 증상이 아니라,
진짜 신들렸다고 하는 사람들은 한방에 알아봅니다. ㅋㅋ
길가다가도 .. ㄷㄷㄷㄷ
보통 그런 사람들 특징이 맑고 투명한데,
서늘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소름돋는 경험이더군요.
아무튼 저는 이런 경향이 커진다면
전직해서 점집을 오픈해볼 생각입니다.